
부산 기장군에 '제25회 기장갯마을축제 및 제19회 이광낭만가요제' 관련된 자료.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북치고 장구치다.' 어떤 이가 혼자서 이 일 저 일 다 할 때 쓰는 용어다. 다시 말해 혼자서 다해먹는다는 뜻도 된다. 시각을 달리 하면 '일당백'에 뛰어난 능력 소유자로 볼 수도 있다.
최근 기초의원이 공적 신분으로서 지역 행사에 추진위원장을 맡아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 기장군의회 A 의원은 지역 행사 예산과 결산 처리하는 축제심의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또 관내 사업자선정 위원이고 그가 주최한 가요제에 해당 업체가 후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직무관련자에 대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광역시 기장군은 지난 8월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일광해수욕장 일원에서 '제19회 일광낭만가요제'를 개최했다. 해당 가요제의 총예산은 7200만원이다. 이 중에 군비 2200만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5000만원이다. 후원금이 군비보다 2배 이상 많다. 한수원은 지난해 가요제에도 5000만원을 후원한 바 있다.
기장군 의회 A 의원은 행사 위원장이면서 '기장군 축제심의위원회 위원' 중 한 명이고, 한수원 고리본부 사업자선정위원도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지선에서 기초의원 3선에 성공했다.
낭만가요제는 지역 주민들의 노래자랑 대회 성격이 짙다. 물론 초대가수 특별공연도 한다. 초기엔 '기장갯마을축제'와 겹쳐서 진행됐다. 그러다가 A 의원이 추진위원장이던 2018년 즈음부터는 단독 행사로 열리고 있다. 과거 행사 관계자가 물의를 일으키면서 한수원고리 본부는 한 때 후원을 중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소규모였던 아마추어 가요제를 단독 행사로 키워낸 공로를 인정하는 이들도 있다. 한편에는 행정부를 감시 견제해야 할 군의원 신분으로 지역 행사를 주최하고, 사업자심의 관련 업체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 B 씨는 "행사 주최자가 예산 승인과 정산하는 축제심의위원회 위원인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더구나 가요제 수준 치곤 후원 액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만일 A 의원이 고리본부 사업자선정 위원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기장군의회 C 의원은 "이번에 경우 공직자의 직무상 사적 이해관계충돌로 비춰질 수가 있다"며 "애초에 행사 위원장 자리를 안 맡던지 아니면 축제위원회와 사업자선정 위원직을 내려 놓는 게 옳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에 대해 A 의원은 기자에게 "지역주민을 위한 나름의 봉사 차원이며, 가요제가 역대 최고 흥행 성과를 기록했다"며 "위원장 임기는 주민들과의 약속이고 2년을 채웠기에 자리를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A 의원은 또 "축제심의위원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 행사 위원장은 공직에 오르기 전부터 해 온 일이다"며 "주민들에게 역대 최고로 잘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격려는 못해줄망정 비난만 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고 서운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어 "(한수원 고리본부) 사업자선정심의위원을 한 지 10년도 넘었다"며 "주민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 (가요제)위원장직을 유지한 것이다. 솔직히 말해 표를 먹고 사는 사람이 눈치를 안 볼 수 있겠나. 이제 2년 임기를 마쳤기 때문에 홀가분하게 그만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