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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충돌 불가피…은행권, 외환시장 개방 대책마련 분주

내년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마감시간 오전 2시까지로 연장…4대 은행, 인력·인프라 확충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5.23 13:27:50

외환시장이 내년 하반기 외국 금융기관에 개방된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정부가 폐쇄적으로 운영해 오던 외환시장을 내년 하반기 외국 금융기관에 개방한다. 외국 금융 기관과 경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국내 은행권은 벌써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신한·국민·하나·우리) 은행은 외환시장 개방에 대비해 담당 인력 확충 및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은행의 준비는 정부에서 내놓은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에 기인한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기존 오후 3시30분까지였던 외환시장 운영시간이 영국 런던 금융시장 마감시간에 맞춰 오전 2시까지 연장된다. 외환 담당 직원들의 근무시간이 약 10시간30분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은 직원들의 야간 근무체계를 마련하고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은행의 외환관련 인력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은행권의 준비 상황 및 시장 여건 등을 검토해 향후 외환시장 운영 시간을 24시간으로 확대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미 KB국민은행은 KB증권과 협업해 외환시장 개방에 대비한 애자일(agile) 조직을 구성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외환시장 전면 개방까지 시간이 꽤 남았지만, 국내 은행이 외국 금융기관과 경쟁을 미리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아직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았지만 은행권이 준비 중인 대책은 대동소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은행은 시장 개방에 따라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RFI)과 외환(FX) 스와프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은행 간 거래를 위해서는 서울외국환중개 및 한국자금중개 등 인가를 받은 외국환중개회사를 거쳐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통해 RFI의 거래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은 외국환중개회사와 연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FX 스와프 거래는 계약환율에 따라 서로 다른 통화를 교환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선물환율로 재교환하는 것을 말한다. 

또 정부는 대고객 외국환 전자중개업무(Aggregator)를 제도화한다. 이는 전자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계획으로, 종전까지 기업은 외환을 매매할 때 주거래은행을 통해서만 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은행 계좌가 없어도 외환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가령 RFI 등 금융기관이 외국환 전자중개회사를 거쳐 호가를 제시하고, 기업은 조건에 맞는 금융기관을 선택해 거래하는 방식이다. 이미 4대 은행은 지난해부터 △신한 eFX(신한은행) △KB Star FX(국민은행) △Hana FX market(하나은행) △FX트레이딩(우리은행) 등 외환 전자플랫폼을 개발해 기술적 기반을 마련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들 은행은 외환 전자플랫폼을 외국환 전자중개회사에 연결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가격책정 프로그램(Pricing engine) 개발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개방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미리 찾아내고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정부에서 추가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또 그에 맞춰 시장개방 대응 방안을 추가로 마련해 새롭게 진입할 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외환시장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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