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LB그룹은 지난달 27일 경원재 앰버서더 인천에서 그룹 내 바이오 관계사와 미국 관계사인 엘레바, 이뮤노믹, 베리스모의 임원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HLB 바이오 포럼'을 개최했다. ⓒ HLB
[프라임경제] 악화되는 대외 여파로 어느 때보다 기업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고금리 여파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은 시장가치가 급락하고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며 회사의 생존을 걱정할 정도의 극심한 고난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안 그래도 어려운 바이오벤처들의 IPO나 투자유치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 됐다. 벤처캐피탈의 바이오 분야 신규 투자 비중이 전년 대비 줄어 5년 만에 20% 밑으로 떨어졌다는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는 바이오기업도 존재한다. 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기술수출 등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했거나, 오랜 신약개발 임상을 마치고 허가단계에 진입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HLB(028300)는 후자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꼽을 수 있다.
HLB는 표적항암제인 '리보세라닙'을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과 병용요법으로 간암 1차 치료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이달 중 미국 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국내 바이오기업으로는 최초의 행보다.
이미 신약허가 후 빠른 판매를 위해 이미 상업화 준비에도 나섰다. 핵심 시장인 미국에서 신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각종 준비 및 허가사항이 약 100가지에 이르고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소요됨을 고려해 NDA와 함께 일찍이 상업화를 준비한다는 전략이다.
HLB를 중심으로 한 HLB그룹은 M&A(인수합병)를 통한 압축 성장전략으로도 이름이 높다. 통상 십 년 이상의 개발기간이 소요되는 신약개발 기간을 고려, HLB그룹은 M&A나 상당히 검증된 신약 파이프라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그룹 전체 바이오 계열사들이 연속적으로 성과를 내는 체계를 갖췄기 때문이다.
실제 HLB그룹은 임상진전이나 학회발표, 연구과제 선정, 신약허가신청 준비 등에 대해 국내 어느 바이오기업보다 활발히 신약개발 관련 뉴스를 전하고 있다.

HLB R&D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 ⓒ HLB
◆ 그룹사 간 협업 체계 'HBS' 가동
HLB그룹은 계열사 간 협업 체계인 'HLB Bio-eco System(HBS)'을 구축하고 이를 발전시켜왔다. 이는 HLB를 중심으로 엘레바, 베리스모, 이뮤노믹 등 미국 자회사와 HLB생명과학(067630), HLB테라퓨틱스(115450), HLB제약(047920) 등 국내 계열사들이 상호 교류,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HBS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부문별 그룹 최고 책임자를 선임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그룹 CTO(최고 기술 책임자), CSO(최고 바이오전략 책임자), CMO(최고 마케팅 책임자), CPO(최고 인재경영 책임자) 등이 임명됐다.
이들은 모두 1962년생 호랑이띠 동갑내기로, 매주 미팅을 통해 그룹 내 신약개발 사업 점검과 평가, 전략 및 방향성 수립, 적절한 인력 배치와 마케팅 방안 등을 수시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HLB생명과학, HLB제약, HLB사이언스, HLB셀 등 HLB그룹 내 4개 연구 기관의 인력과 시설을 통합한 'HLB R&D센터'를 개소해 각 회사의 임직원들이 자주 만나고 협의할 수 있도록 공간 효율성도 높였다.
최근에는 HLB설립 이래 처음으로 'HLB 바이오포럼'을 개최하기도 했다. 해당 행사에서는 바이오 부문 계열사 임직원 150명이 모여 서로의 기술을 이해하고 협업방안을 찾는 토론의 장을 열었다.
◆ 계열사 간 협업 성과도 '척척'
HBS의 작동으로 실제 계열사간 협업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HLB테라퓨틱스의 자회사인 화진메디칼의 경우 올해 2월 FDA로부터 자체 개발 주사기인 '소프젝'에 대해 판매 허가를 받아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생산용량의 한계로 주문을 모두 소화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화진메디칼은 HLB생명과학 메디케어사업부의 생산시설을 통해 주사기 생산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최대 유효성 비임상 CRO인 HLB바이오스텝(278650)은 그룹 내 다수의 회사들과 협업을 진행 중이다. HLB인베스트먼트와 추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유망한 바이오기업 발굴에 나섰고, HLB생명과학과 협력해 리보세라닙의 반려견 유선암 치료제 비임상도 진행 중이다.
HLB생명과학의 자회사 HLB셀과는 장기적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오가노이드(인공 장기) 개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바이오포럼 개최사를 통해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동료들과 함께 나눌 것이며, 그 결과로서 'Human Life Better(HLB)'의 정신을 현장에서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HLB와 함께 하는 모든 회사가 선한 의지와 기업가 정신, 그리고 기어이 돌파해낸다는 HLB 정신을 통해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투자자들에게는 회사가 공언한 리보세라닙 병용요법 NDA 제출이 5월 중 이뤄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4조3000억원 규모의 HLB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비중이 14.7%에 불과하고 공매도 누적물량이 400만주에 달해 NDA 절차가 실제 진행된다면 급격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