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투자자들이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된 8개 종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량 물량 출회로 주가 급락 사태가 최근 발생했음에도 관련 종목의 주가가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는 판단에 일부 투자자들이 빚까지 내 이들 종목을 사들이고 있어 기업 가치와 무관한 투자 행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SG증권발 폭락사태로 하한가를 맞은 8개 종목의 현재 주가는 주가 조작이 시작됐다고 의심되는 3년 전보다 모두 높게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기준 대성홀딩스의 주가는 2만6800원으로, 이는 2020년 1월2일 종가 8240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해당 종목은 사태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고 이달에도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
선광도 같은날 기준 3만2150원으로, 이 역시 2020년 1월 2일 1만6650원에 비해 93% 이상 상승한 가격이다. 다우데이타는 1만5930원으로 90% 이상 올랐다.
이밖에 △삼천리(74.85%) △다올투자증권(53.39%) △서울가스(44.26%) △세방(43.52%) △하림지주(7.36%) 등도 과거보다 높은 수준이다.
이들 종목이 대거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에도 약세를 이어가자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에 뛰어들고 있다. 첫 하한가가 발생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4일까지 개인은 다올투자증권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을 모두 순매수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개인은 삼천리를 837억2000만원 사들여 전체 상장사 중 개인 순매수 규모 10위에 올렸다. △다우데이타(622억2000만원) △하림지주(522억9000만원) △서울가스(382억4000만원), 대성홀딩스(352억2000만원) △세방(303억4000만원) △선광(303억원)이 뒤를 이었다.
일부 종목의 경우 최근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나는 등 추가 하락 가능성에 직접 베팅하는 수요도 쌓이고 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온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국내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돼 있어 공매도를 위해서는 대차거래가 필수이므로 이 잔고로 공매도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삼천리의 경우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연일 하한가에 이어 그다음 날까지 주가 급락세가 이어지자 지난 3월 말부터 한 달 넘게 4만4000주대를 유지해왔던 대차잔고가 지난달 28일 2만7700주로 뚝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달 28일 주가가 반등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지난 3일 다시 4만4000주로 올라섰다.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등 다른 종목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가 변동성 확대를 틈탄 맹목적인 '빚투'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나서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단순히 최근 주가가 많이 내려갔기 때문에 반등을 기대하거나, 반대로 일련의 수급 이슈가 있었으니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것은 기업의 본질가치와는 전혀 무관한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