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지난 14일 기준 일주일 동안 5명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0명으로 늘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던 기업들이 침체일로를 겪는 가운데, 엠폭스(원숭이두창) 확산세가 가속화되면서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주가가 다시금 탄력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에선 새로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섣부른 투자는 주의해야 한다는 반론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지난 14일 기준 일주일 동안 5명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0명으로 늘었다. 특히 앞선 첫 5명 확진자는 모두 해외에서 감염된 채로 들어왔거나 이와 관련된 감염이었지만, 지난 7일 이후 일주일 동안에 확인된 5명의 확진자는 모두 해외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13일 방역 당국은 엠폭스의 국내 지역사회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자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높이고 대응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주로 발병했던 바이러스 감염병인 엠폭스는 지난해 세계 각국으로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7월 엠폭스 감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하기도 했으며, 기존 명칭인 원숭이두창을 차별 유발의 이유로 엠폭스로 변경했다. 우리나라에선 지난해 6월 첫 확진자가 나오면서 세간의 집중을 받았다.
엠폭스는 아직까지 감염원이 불분명하다. 이에 역학조사가 어렵다. 자칫 국내에서도 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호흡기 전파가 아닌, 성접촉이나 피부접촉 등 밀접접촉으로 감염되는 특성상 자발적인 진단도 꺼리는 이들이 많다. 이에 질병청이 나서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하라고 독려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진단키트 업체, 특히 엠폭스 진단 관련 제품을 개발·상용화한 기업들이 재조명받으며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엠폭스 진단 기술을 보유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미코바이오메드(214610)가 꼽힌다.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엠폭스 PCR 진단키트의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출허가를 획득한 바 있는 미코바이오메드의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한 주 동안 전주대비 약 72.13% 급등했다.
해당 진단키트는 2016년 질병관리청의 연구용역과제 수행을 통해 개발을 완료하고 공동 특허를 등록한 제품이다. 수출허가 획득을 위해 세네갈 파스퇴르 연구소(IPD)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민감도(양성 확인율)와 특이도(음성 확인율) 모두 100%의 결과를 얻어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녹십자홀딩스(GC, 005250), 진매트릭스(109820), 랩지노믹스(084650)도 엠폭스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다.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각각 한 달 간의 간격을 두고 엠폭스 진단 키트를 개발해냈다. 이들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한 주 동안 전주대비 각각 7.21%, 55.15%, 10.73% 뛰어올랐다.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인 분자진단 전문기업 진스랩은 지난해 6월 70분만에 엠폭스 감염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해당 제품은 진스랩의 자체 생산 효소와 다중중합효소연쇄반응(multiplex PCR) 기술의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만을 특이적으로 검출한다.
또한 엠폭스가 속해있는 올소폭스바이러스(Orthopoxvirus Genus)를 폭넓게 검출할 수 있는 동시에 검출된 바이러스에 엠폭스의 포함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네오플렉스 MPX'와 '네오플렉스 MPX-VZV' ⓒ 진매트릭스
진매트릭스는 지난해 7월 원숭이두창 진단키트 신제품 2종을 개발 완료했다. 개발된 2종의 제품은 원숭이두창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네오플렉스 MPX'와 원숭이두창 및 대상포진을 동시에 감별 진단할 수 있는 '네오플렉스 MPX-VZV'이다.
해당 제품들은 검사 소요 시간을 40분대로 단축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1~2시간이 소요되는 기존 제품 대비 속도와 편의성을 대폭 개선하면서도 높은 검사 정확도를 구현했다.
랩지노믹스 역시 지난해 8월 엠폭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RT-PCR 기반의 분자진단제품 개발을 완료했다. 랩지노믹스가 개발한 'LabGunTM MPXV Real-Time PCR kit'는 리얼타임 PCR 기반의 분자 진단키트로 높은 민감도와 특이도를 자랑하며 35분 만에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장비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3개의 튜브로 간단하게 구성돼 편리한 사용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LabGunTM MPXV Real-Time PCR kit' ⓒ 랩지노믹스
이밖에 제놀루션(225220)은 지난해 엠폭스 검사용 핵산추출 키트인 NX Viral DNA Kit를 개발 완료하면서 추출분야 경쟁력을 높였다. 해당 키트는 인체 시료에서 추출한 바이러스 핵산(Viral DNA)을 사용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여부 확인을 위한 PCR 검사에 이용되는 핵산추출 키트다.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50여개국에 판매된 제놀루션의 핵산 추출 장비를 통해 검사가 가능함으로써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까지 판매 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제놀루션의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한 주 동안 전주대비 5.88% 올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의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혔던 진단키트주들이 엔데믹 전환에 따른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를 이어가던 와중 원숭이두창이 다시 유행하며 숨을 틔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며 "그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테마주는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제때 매매하지 못할 경우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 진단키트업계 관계자는 "원숭이두창 진단키트의 경우 기존에 분자진단(RT-PCR) 제품을 개발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 특히 코로나 진단키트를 개발해 본 업체라면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라며 "확산세도 코로나19만큼 빠를 수 없어 팬데믹 때와 같은 획기적인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