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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보이스피싱' 예방 총력전

카카오뱅크, 중고거래·대리구매 사기 주목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3.02 16:27:55
[프라임경제] 정부에서 '보이스피싱 엄단'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늘어난 이용자에 비례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발생건수는 2만1800건으로 전년 3만1000건 대비 29.5% 줄어들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금융감독원 불법금융대응단이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권 보이스피싱은 매년 증가 추세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늘어난 이용자에 비례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 장민태 기자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했던 2017년 기준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233건이다. 이같은 피해건수는 △2018년 601건 △2019년 871건 △2020년 1277건으로 지속 증가했다. 토스뱅크 출범시기인 2021년에 2756건을 기록했다. 해당 자료에서 2022년은 상반기밖에 집계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2350건을 넘어섰다. 충분히 전년기록을 갱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인터넷전문은행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건수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483건으로 전체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타 은행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고객수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난해 기준 가입자수는 △카카오뱅크 2042만명 △케이뱅크 849만명 △토스뱅크 570만명이다.

다시 말해 가입자 수에 비례해 보이스피싱 피해건수가 늘어났다는 얘기다. 카카오뱅크 가입자수는 지난해에만 약 13.5%가 증가했다. 이에 성장에 발맞춰 보이스피싱을 막으려는 노력이 인터넷전문은행권에서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마련한 보이스피싱 방지책은 사전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대면 창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특징 때문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거래가 대부분인 만큼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의 발걸음과 동일하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권에 보이스피싱 대응체계 강화로 FDS를 통한 24시간 자동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 은행 업무 외 시간에도 FDS가 피해의심거래를 탐지하고 지급정지 등의 조치를 자동으로 취할 수 있도록 개선하라는 게 골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금융감독원과 함께 시스템 개선을 거쳐 오는 2024년부터 24시간 보이스피싱 대응체계 구축에 나선다. 인터넷전문은행도 이미 발빠른 시스템을 구축, 운영에 나섰다.

토스·카카오·케이뱅크 FDS는 직원 퇴근 이후에도 피해의심거래를 탐지하면 즉시 이체차단·접속차단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 또한 이들 FDS는 금융사기에 이용된 계좌의 거래 형태를 머신러닝 기법으로 학습해 피해의심거래 탐지율을 높이고 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많은 보이스피싱 사례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게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 카카오뱅크


특히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피해건수 1위 오명을 쓴 카카오뱅크는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한 개선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악성앱 탐지 솔루션 도입이다. 악성앱 탐지 솔루션은 이미 대부분 은행에서 마련한 대비책이지만,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했다.

타 은행보다 늦은 도입이지만,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고객 1000명 이상에게 직접 연락해 악성앱 삭제를 안내했다. 이를 통해 약 25억원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색다른 금융사기 방지책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이슈로 떠오른 중고거래·대리구매 사기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FDS에 개인간 사기 거래 위험도를 계산해 의심 계좌를 탐지하는 모형을 추가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사기 위험성이 높은 이체 거래를 탐지할 경우 '거래 주의' 문구가 고객 화면에 노출된다. 또 지난해 하반기 고객들에게 대리구매 관련 주의 사항을 앱푸시(App Push)를 통해 전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가운데 활성계좌가 많다 보니 금융범죄 예방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며 "최근 보이스피싱 사기집단은 피해금 탈취가 어려워지자 중고거래뿐만 상품권을 대신 구매해달라는 것을 명목으로 접근해 고객 돈을 탈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능화되어가는 사기수법 동향에 맞춰 FDS를 지속 고도화하고 주의 안내 및 피해사례를 꾸준히 전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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