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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잔치' 논란, 은행권 모빌리티에 눈독 들이는 이유

카카오모빌리티 접촉한 신한·우리·하나은행…비이자 먹거리 모색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3.02.24 11:12:55
[프라임경제] 시중은행을 포함해 금융권이 모빌리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뒤늦은 출발이지만 앞서 토스가 '타다'를 인수할 때 지켜보기만 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최근 이자이익과 관련된 비판이 은행권에 쏟아지자 비(非)이자이익 먹거리를 찾고 있단 분석이다.

금융 플랫폼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이하 토스)는 지난 2021년 10월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인수했다. 정확히는 타다 운영사인 브이씨엔씨 지분 60%를 인수했다. 토스가 타다를 인수한 목적은 고객 확보와 금융결제에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타다와 모회사였던 쏘카의 회원 900만명을 토스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모빌리티와 핀테크를 결합한 금융 결제 시너지를 내겠단 계획이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인수에 대해 "국내 택시시장 규모는 연간 매출액 기준 약 12조원에 달하고 절반 정도가 호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토스의 결제사업 등 여러 금융서비스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이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 장민태 기자


이를 지켜보던 시중은행 중 발빠른 행보를 보인 곳은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티맵모빌리티에 2000억원을 투자해 지분 8.3%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티맵모빌리티 4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카카오모빌리티를 눈여겨보고 있다. 가장 높은 시장점유율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가 매력적이란 판단에서다. 이미 토스는 타다와, 국민은행은 티맵모빌리티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입자 수만 3100만명을 넘어선 모빌리티 시장 절대 강자다.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 1월 평균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169만2312명이다. 이는 우티와 타다의 MAU인 54만1229명에 비해 압도적인 수치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우리은행·하나은행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를 위해 2대 주주인 TPG컨소시엄과 접촉 중이다. TPG컨소시엄에서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은 29%다. 지분 투자 규모는 약 4000억원 규모로 전해진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투자를 위해 접촉 중인 건 맞다"며 "하지만 아직 검토중인 기업일 뿐, 확정된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하나은행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쪽에서 지분 투자에 대해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TPG컨소시엄이 은행간 투자 경쟁을 부추겨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가격을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며 "통상 사모펀드(PEF) 운용사는 투자 후 5년 안에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데, TPG컨소시엄은 이미 5년 넘게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들이 모빌리티 지분 투자로 얻을 수 있는 건 금융과 결합해 발생할 시너지다. 모빌리티의 플랫폼 사용자들을 은행 고객으로 모으겠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또 투자 주체는 은행이지만, 보험·캐피탈 등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도 기대할 수 있다. 

실례로 이미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티맵 대리운전 기사를 위한 소액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이 대출은 대리기사 근무이력·실적 등에 따라 연 2% 이자가 6개월간 지원된다. 아울러 티맵모빌리티는 KB금융 계열사와 연계한 보험 상품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은행 돈 잔치' 논란에 비(非)이자이익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점도 은행권 모빌리티 지분 투자에 불을 붙였다. 과도하게 이자이익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들 같은 경우 플랫폼 사업을 통해 고객 접점 채널을 확대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인수 검토도 금융 플랫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해 이자수익에 집중됐던 은행 구조를 비이자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인 과정이라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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