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늘릴수록 부실대출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 장민태 기자
[프라임경제]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연말까지 금융위원회와 지키기로 약속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달성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더 늘어난 비중을 달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리스크도 늘어나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연말까지 달성할 중·저신용자 비중 목표를 제출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지키기로 약속한 중·저신용자 비중은 △케이뱅크 25% △카카오뱅크 25% △토스뱅크 42%다.
이들은 지난해의 경우 당국에서 가계부채 관리방안으로 내놓은 대출 총량 규제 등에 따라 대출영업이 중단되면서 중·저신용자 비중을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인터넷전문은행 3사 모두 약속한 비중을 지키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이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각각 23.2%, 24.7%를 달성했다. 특히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달 19일 기준 가계대출에서 40.1%가 중·저신용자 비중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당국의 요구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리스크도 커지고 있단 점이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부실채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건전성에 위험이 높은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을 확대하다 보니 부실채권도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 비율은 6월말 대비 △시중은행 0.01%p △지방은행 0.01%p △특수은행 0.08%p 등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낮아졌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채권은 0.39%로 6월말 대비 0.06%p 늘어났다. 은행권 중 홀로 상승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부실채권 증가는 금액으로 보면 더욱 뚜렷하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보유한 대출 중 부실채권은 지난 6월말 1300억원에서 9월말 1700억원으로 확대됐다. 400억원 가량의 부실채권이 단 3개월 만에 늘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쌓아두는 대손충당금의 적립비율도 은행권에서 인터넷전문은행만 줄어들고 있다. 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들은 9월말 기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6월말 대비 모두 증가했다. 반대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88.1%로 6월말 295.7% 대비 7.6%p 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축소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며 “대손충당금으로 잔액을 매년 늘리고 있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더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저신용자 비율을 확대하다 보니 부실채권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높은 비중을 달성해야 하는데, 계속 높아질 비중을 맞춰 나간다는 게 사실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내년부터 더욱 높은 중·저신용자 비중을 달성해야 한다. 이들이 내년말까지 지키기로 한 중·저신용자 비중은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 △토스뱅크 44%다. 점점 높아질 비중을 달성해 나간다는 게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게 인터넷전문은행 측 설명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비중을 더 높여야하는데,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라면 “다소 안정적인 담보대출들을 늘리기 위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거나,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인 신용평가모델을 고도화해 부실 가능성 높은 대출자를 걸러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