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세계적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FTX발 후폭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FTX와 대조적인 두나무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두나무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국내 1위 거래소로 우뚝서게 했다. 업비트는 FTX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자전거래, 예치금 지급 불능 등으로부터 대비돼 있는 상태다. FTX 사태를 계기로 두나무의 경영 이념과 업비트의 투명성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글로벌 2위 가상자산거래소였던 FTX가 지난 11일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 연합뉴스
우선 FTX 파산의 단초가 된 건 재무제표였다. 미국 가상화폐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에서 입수한 재무제표 덕분에 계열사 알라메다리서치의 자산 146억달러 중 58억달러가 자체발행코인 FTT란 점이 밝혀졌다. 이로 인해 FTX와 계열사 간 자전거래 의혹이 시작됐고, 파산으로 이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제2의 FTX 사태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다. 그 이유는 지난해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때문이다.
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본인·특수관계인 또는 가상자산사업자 임직원 등은 해당 가상자산사업자가 발행한 가상자산의 거래가 제한된다"고 명시돼 있다. 법이 가상자산거래소의 자체발행코인을 막고 있다.
여기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자체 시스템으로 FTX 사태로 인한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특히 업비트는 관련 법령이 없던 지난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보유중인 디지털자산·원화에 대한 외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 회계법인이 실사를 맡아 분기별로 업비트 보유 디지털 자산과 현금성 자산을 대상으로 보고서를 공지한다.
실사를 담당한 지안회계법인에 따르면 지난 10월1일 기준 업비트는 고객에게 지급할 금전 대비 108.45%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은 고객에게 지급할 양의 약 101.59%를 충족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고객이 요청할 경우 지급해야할 금전·디지털자산을 초과해 보유중이라는 얘기다.
업비트는 FTX의 관련 법령 부재와 고객 자산 사용 의혹에서도 자유롭다. 특금법 등 법률 규제가 없던 시기에도 자체적으로 외부 감사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FTX와 대비되는 업비트의 투명성이 이번 사태로 더욱 알려지게 됐다.

업비트는 특금법 준수 외에도 자체적으로 외부실사·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고도화 등을 진행하고 있다. ⓒ 업비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FTX는 고객예치금 100억 달러를 알라메다리서치 계좌에 옮긴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미 법무부·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금융범죄 가능성을 높게 보고 FTX를 상대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반면 국내에는 특금법이 고객예치금에 대한 우려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현행 특금법에는 거래소 예치금 관리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은행을 통한 이중 감독체계를 두고 있다. 모든 가상자산사업자가 예치금과 고유재산을 구분해 관리하고 이를 은행에서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업비트는 이같은 특금법 적용 외에도 지난 2018년 업계 최초로 투명한 암호화폐 거래 지원을 위해 '월드 체크'를 도입했다. 월드 체크는 금융범죄·부당취득 위험 대상인 개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를 식별해 알려주는 위기관리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사기, 뇌물수수, 조직범죄 등을 사전에 예측해 부정거래·금융사고 발생율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게 업비트 측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고도화해 고객 자산 보호에도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올해 두나무는 미래에셋증권 준법지원 실장을 비롯해 은행 등 전통 금융권의 AML 전담 전문가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 업비트 AML 시스템은 의심거래 유형에 해당하는 거래를 찾아내 금융정보분석원에 넘기고 있다.
업비트 관계자는 "이상 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즉각 조치하며 고객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자체 이상거래탐지시스템에 머신러닝 기술을 도입해 거래 및 입출금 이력에서 범죄 행위를 사전에 탐지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비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의무대상으로 지정한 4개 거래소 중 가장 먼저 정보보호 관리체계인증(ISMS)를 확보했었다"며 "현재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인증(ISMS-P)을 비롯해 ISO 4종을 모두 확보했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