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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하는 'RV 강자' 기아, 제네시스 빠진 현대차 추월

1~10월 내수 승용 판매 차이 5만8726대…7세대 그랜저 물량 소화 관건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11.09 10:59:20
[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는 현대자동차그룹이라는 틀 안에서 꾸준히 비교되고 있다. 지난 1998년 국제입찰을 통해 현대차에 인수될 때부터 기아는 '서자(庶子)' 취급과 함께 현대차보다 다소 관심을 덜 받으며 차별 아닌 차별을 받아 왔다.

그런 기아가 자신을 향한 '서자' 취급을 무색하게 만들며 반란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수시장에서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기아가 현대차의 체면을 제대로 구기고 있다.

올해 1~10월 내수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승용(세단+RV) 판매량을 보면 각각 △43만758대 △38만1259대다. 둘의 판매격차는 4만9499대로, 현대차가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사실상 현대차와 별도로 홀로서기에 나선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량(10만8225대)을 제외하면 현대차의 판매량은 32만2533대로 떨어지는 동시에 내수 승용 판매 1위 자리를 기아에게 내주게 된다.

지난해 전체 실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네시스 판매량을 제외한 현대차의 2021년 국내 승용 판매는 43만3774대, 기아는 47만2701대다.  

쏘렌토. ⓒ 기아


기아의 쾌속질주 원인으로 업계에서는 레저열풍 속 기아의 전공 분야가 돼버린 RV 세그먼트 호재도 있지만, 모닝 및 K5 등의 세단 모델들이 뒷받침 해준 것도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기아의 이미지는 어느 순간부터 RV에 강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현재 기아는 △소형 셀토스·니로 △중형 쏘울·스포티지·쏘렌토·EV6 △대형 모하비로 이어지는 SUV 풀 라인업과 승합차 모델인 카니발을 포함해 총 8개의 RV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현대차 역시 기아와 동일하게 △캐스퍼 △베뉴 △코나 △투싼 △아이오닉 5 △넥쏘 △싼타페 △팰리세이드 총 8종을 보유하고 있지만, 판매량으로 보면 기아의 올해 1~10월 RV 판매량은 23만5072대인 반면 현대차는 17만6803대에 그쳤다.

여기에 세단 판매량에서 △모닝 △레이 △K3 △K5 △K8 △스팅어 △K9 총 7개를 보유한 기아가 14만6187대, 현대차는 △벨로스터 △아반떼 △쏘나타 △아이오닉 6 △그랜저 총 5개를 통해 14만5730대를 판매했다. 둘의 차이는 겨우 457대.

두 브랜드 모두 사실상 승용 모델이 RV 모델에 비해 구실을 제대로 못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지만, 이럴 경우에 타격이 더 심한 곳은 현대차다. 

디 올 뉴 그랜저. ⓒ 현대자동차


그도 그럴 것이 현대차는 에쿠스와 제네시스가 떠난 승용 세그먼트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쏘나타는 국민 중형차라는 명성이 과거만 못한데다,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을 기피하는 소비자들 니즈 탓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는 14일 출시 예정인 7세대 그랜저(프로젝트명 GN7)의 사전계약이 8만대를 넘었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지만, 올해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출고지연이 심화된 현대차가 얼마나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1~10월 그랜저의 월평균 판매대수는 5400여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기아의 내수 승용 판매량이 제네시스를 제외한 현대차를 뛰어넘을 것임이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제네시스 브랜드를 별도로 론칭했음에도 여전히 통계상 따로 분류하지 않고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크게 보면 현대차 입장에서는 다행히 기아한테 지는 굴욕은 면한 모양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메인이나 다름없는 RV를 포함한 승용 판매 실적에서 기아가 현대차를 이기고 있는 모습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라며 "과거와 달리 현대차·기아가 각각 모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선의의 경쟁이라는 경쟁구도를 만들어 가는 모습은 두 브랜드 입장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현상이다"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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