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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카카오 왕국③] 카카오뱅크, 별도 데이터센터 믿다가 '화들짝'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확대된 불신…토스뱅크 "계열사 합동 훈련으로 만전"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10.18 15:28:35
[프라임경제] 지난 15일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주말 동안 카카오(035720) 주요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뱅크(323410), 카카오페이(377300) 등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전국이 일시적인 마비 상태에 빠졌다. 게다가 서비스 복구가 늦어지면서 이용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카카오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 하루만인 16일 카카오뱅크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어 계좌이체, 카드 결제 등 핵심 기능에 문제가 없다"며 "카카오와 관련된 간편 이체, 모임 통장 친구 초대 등 일부 서비스만 중단된 상태"라고 공지했었다.

그런데 공지에 담기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화재 발생날인 15일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이 오후 3시30분경부터 5시까지 일부 지연된 건이다. 발표처럼 별도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핵심 서비스 자체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발생했던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화재 발생 삼일차인 지난 17일 정오가 되어서야 카카오와 연계된 서비스를 정상화했다. = 장민태 기자


5시가 넘어선 이후부터는 앱 접속에 문제가 없었지만, 카카오와 연계된 △카카오계정 회원가입 △간편이체 △모임통장 친구초대 △비상금대출 △알림톡 수신과 같은 서비스들이 중단됐다. 이후 화재사고 이틀만인 17일 정오가 되어서야 모든 서비스가 정상화됐다.

데이터 센터가 분리돼 있음에도 카카오뱅크 고객들은 1시간 30분가량 접속 지연으로 불편을 겪었다. 이러한 서비스 장애 사태로 인해 국회 정무위원회는 오는 24일 열릴 금융위·금감원 종합 국정감사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를 추가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번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카카오뱅크 IT 인프라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와 연계된 서비스들에서 한 번에 오류들이 발생하면서 앱 전체에도 일시적인 영향이 나타났다"며 "연계된 서비스들을 즉각적으로 임시 중단해 나머지 서비스들은 정상 운영되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삼중화, 완전한 대비책 될 수 없어

정무위는 이번 화재사고 이전부터 은행권 전산장애에 대해 살펴보고 있었다. 정무위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내 금융업권 전산장애 현황을 분석한 뒤 금융감독원에 "IT인프라 운영상의 주요 리스크를 평가해 사고개연성이 높은 금융회사에 대해 직접 현장검사를 실시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카카오뱅크 이용을 중단하겠단 금융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 블라인드 게시판 갈무리


강민국 의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약 3년간 금융업권에서 발생한 전산장애는 총 781건이다. 이 중 35.2%가 은행에서 발생했다. 은행권에서 가장 전산장애가 많이 발생한 곳은 케이뱅크다. 3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일부 서비스가 마비된 카카오뱅크는 27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이번에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고가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불신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전산장애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데이터 사고에 대해서 연습을 많이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며 "데이터 센터가 삼중화가 돼 있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자랑한 데이터센터 삼중화는 인터넷전문은행이 포함된 1금융권에서 특별한 대비책으로 볼 수 없다. 대부분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이번에 화재사고로 영향을 받은 카카오뱅크 또한 데이터센터를 삼중화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케이뱅크 관계자는 "한쪽이 무너져버리면 당연히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며 "하지만 케이뱅크는 기본적인 뱅킹 외에 다른 곳과 연계된 서비스가 없기에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 조금 더 안정적이다"고 첨언했다.

통상 금융회사는 데이터센터를 주센터와 재난복구(Disaster Recovery)센터로 나눠 운영한다. 재난복구센터는 항시 가동 중인 주센터와 달리 대기상태인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주센터 장애로 재난복구센터를 가동할 경우 소요시간이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다시 말해 데이터센터를 이중화·삼중화하는 것 외에도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에 따라 사고 복구에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토스뱅크의 경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재난복구센터도 일부영역을 제외하고 항시 가동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 한쪽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서비스 점검 같은 중단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토스뱅크 측 설명이다.

아울러 이들은 토스와 연계된 서비스에서 문제가 생길 상황을 대비해 토스코어·토스증권 등과 함께 비상대책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1년에 1번 실시하는 재해복구 훈련 외에도 계열사들과 함께하는 비상대책훈련, 비상대응훈련 등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은 이번 화재 발생 직후인 15일 오후부터 금융계열사가 비상대응계획에 맞춰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는지 점검하고 필요시 검사를 실시하겠단 방침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보상이 필요한 부분은 보상안을 검토해 마련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영향으로 뱅크 앱도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 보니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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