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채를 진 38만여 가구는 현재 소득의 40% 이상을 힘겹게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시중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금융부채를 진 38만여 가구는 현재 소득의 40% 이상을 힘겹게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사시 집을 비롯한 보유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을 완전히 갚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오는 12일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 이들 고위험 또는 취약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과 부실 위험은 더 커질 전망이다.
10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부채 고위험 가구는 모두 38만1000 가구로, 전체 금융부채 보유 가구 가운데 3.2%를 차지했다.
2020년 말(40만3000가구)보다는 줄었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37만6000)과 비교하면 여전히 5000 가구 불어난 상태다.
한은은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고(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초과), 자산 매각을 통한 부채 상환이 어려운(자산대비부채비율·DTA 100% 초과) 경우를 부실 가능성이 큰 '고위험 가구'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고위험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전체 금융부채의 6.2%인 69조4000억원에 이르렀다.
고위험 가구보다 다소 범위가 넓은 '취약 차주(대출자)'의 비중(전체 대출자 기준)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6.3%로 집계됐다.
더 큰 문제는 미국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향후 국내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 빠르게 불어난다는 점이다.
한은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한 번의 빅 스텝으로 0.50%포인트만 뛰어도 전체 대출자의 이자는 6조5000억원 늘어난다.
이자 증가분 가운데 3000억원은 취약차주가, 나머지 6조2000억원은 비(非) 취약차주가 감당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는 평균 32만7000원 증가한다. 취약차주가 25만9000원, 비취약차주가 33만2000원씩 더 내야 한다.
더구나 만약 10월과 11월 연속 빅 스텝으로 1.00%포인트가 높아질 경우, 불과 두 달 사이 이자는 13조원이나 급증하게 된다.
1.00%포인트 인상되면 전체 대출자의 이자 추가 부담액은 65만5000원, 취약차주는 51만8000원으로 증가한다.
강준현 의원은 "최근 지속적 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받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특히 취약 차주, 저소득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