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에게 질의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캡처본
[프라임경제] 취임 이후 첫 국정감사에 나선 이창용 한은 총재는 7일 의원들로부터 고환율·고물가·고금리 '3고(高)'에 대응하기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받았다.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는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여야 의원들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외환시장 안정 방안과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상황 등에 대한 질의를 쏟아냈다.
먼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총재의 '조건부 포워드 가이던스'가 금융·외환시장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우려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통화정책 방향을 사전에 예고하기 위한 중앙은행의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고 의원은 "5월 인사청문회만 해도 빅스텝이 필요 없다고 했고, 7월에 빅스텝을 한 뒤엔 점진적 금리인상을 예고했다"며 "8월 잭슨홀 미팅 이후에도 0.25%p 인상 기조를 유지해 달러 인덱스의 경우 3% 오를 때 원·달러 환율은 경우 7.7%나 올랐다"고 일갈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와 관련된 포워드 가이던스를 할 때는 전제조건이 있었다"며 "7월과 8월 물가상승률에서 0.25%p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한 기조이나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결정을 보고 수정했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면에서 한은은 연준으로부터 독립적이지 않다는 말도 이미 두달전에 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 총재는 지난 8월 잭슨홀 미팅을 마친 후 "한은이 정부에서 독립했지만 연준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것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은 당국자들의 발언을 보면 통화스와프 시급함과 필요성을 톤 다운시키는 것 같다"며 "체결 가능성이 낮아 기대감을 낮추려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 총재는 "통화스와프의 결정은 결국 연준에서 여러 상황을 보면서 판단할 일"이라며 "언제 된다든지, 어느 상태에 있다고 표현하기에 부적절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통화 스와프 기본 전제는 글로벌 달러의 유동성 위축이다. 적절한 때가 오면 더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이 총재에게 "결국 통화스와프는 우리가 원한다고 정치적 협상을 통해 되는 것이 아니란 건데, (이 총재가)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더 냉정하고 분명하게 현실을 애기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지, 되지 않을 일을 자꾸 기대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측에서 그런 희망이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한 현실 인식은 할 수 있도록 단호하게 말해 달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