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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조원 항암제 시장' 제약·바이오株, 기회는 있다

면역항암제 연구 활발…글로벌‧국내, 포트폴리오 확대 박차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22.09.27 16:40:27
[프라임경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제약·바이오주들이 최근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백신과 치료제,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반등하긴 했지만 팬데믹 상황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외부 자금에 의지해 사업을 하는 특성상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기엔 더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제약·바이오주들의 주가는 연초대비 많이 빠진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기대를 버리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많다. 아직까지 100% 정복하지 못한 숙제인 암 때문이다. 연평균 10.4%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먹거리'다. 

연평균 10.4%로 지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먹거리'다 = 박기훈 기자


◆ 항암제 판도 뒤집은 면역항암제

암은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는 인간의 삶에 위협적인 질병이다.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항암제 개발기업들은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의학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와 거래가 발생하는 분야 역시 항암제다. 지난 10년 동안 체결된 임상 단계 이상의 M&A와 기술거래 계약들의 경우, 항암제 관련 거래가 다른 질환에 비래 거래 규모나 건수, 평균규모까지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미국 FDA로부터 승인받은 신약 461건 중 약 30%가 항암제다. 가장 많은 허가승인을 받았다.

이러한 글로벌 항암제 시장은 최근 면역항암제 분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1년 110조원에서 2026년 19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자체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 전이 암에 효과적이라는 것과, 장기적으로는 면역기억도 가능해 투여를 멈춰도 항암효과가 나타난다는 점, 그리고 1·2세대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면역항암제는 앞서 말한 장점도 있지만, 반응률이 낮다는 단점도 있다"며 "때문에 바이오마커를 활용해 반응률을 높이거나 병용요법을 통해 치료화개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고안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FDA 신속 승인 '목표'

항암제 개발은 오랜 시간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따라서 국내 시장만을 타겟으로 개발되지 않는다. 특히 미국 의료정책 특성상 높은 약가 측정이 가능한 미국 FDA 신속승인을 목표로 개발된다.

만약 미국임상을 직접 하기 어렵다면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와 병용요법, 또는 기술수출계약을 통해 파이프라인 개발 성공 시 수익 공유 방식으로 사업화를 진행한다. 

미국 메릴랜드주 화이트오크에 위치한 미 식품의약국(FDA) 본부 전경. ⓒ 연합뉴스


FDA 신속승인 절차는 국내도 존재한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지난 2020년 시행된 일명 첨생법에 따라 조건부 승인 등이 가능하다. 다만, FDA 신속승인을 받았지만 확증임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 신속승인을 철회하는 경우도 있다.

◆ 글로벌 제약사, 포토폴리오 확대

이명선 연구원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요법은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종양을 약물에 반응하는 종양으로 변화시킴으로써 단독요법의 낮은 반응률을 개선시킬 수 있다"며 "연간 매출 10억달러 이상의 블록버스터급 항암제를 글로벌 제약사들은 병용요법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있다. 면역관문억제제 치료제를 보유한 경우, 중소 신약개발 기업들에게 무상 약물지원 또는 공동연구개발 형태로 지원하고 연구결과를 공유받는 전략을 많이 활용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 TOP10 글로벌 제약사 중 머크는 키트루다 중심으로 단독과 병용요법을 통해 항암제 매출을 확대 중이다. BMS(Bristol Myers Sqiubb)는 면역관문억제제 옵디보, 여보이, 옵두알라그를 보유 중이며, 존슨앤존슨은 자회사 얀센과 함께 이중항체 항암제 및 BCMA 타겟 CAR-T 치료제 제품을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이밖에 동반진단을 통해 표적항암제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EGFR TKI 비소세포폐암 시장을 선도 중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스, 여기에 타그리소 내성 환자를 위한 신약개발에 여러 기업들이 도전 중이다. 

노바티스는 아직까지 신약 승인 받은 면역관문억제제는 없지만, 중국 베이진(Beigen)과의 협약을 통해 면역관문억제제를 도입 중에 있다. 

◆ 주가 하락…면역항암제 '매진'

이 연구원은 "국내 항암제 신약개발들도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춰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국내 바이오텍들의 특징은 종양미세환경을 타겟하는 TGF-β, CAFs, T세포 증폭제 IL-7, 신규 면역관문억제제 VSIG4, BTN1A1 등 다양한 모달리티(modality, 접근법)로 병용요법을 연구 중"이라고 분석했다. 

유한양행(000100)은 글로벌 상용화에 가장 근접한 국내기업으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최근 세계폐암학술대회(WLCL)에서 렉라자·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백금 기반 세포독성항암제 병용요법으로 CHRYSALIS-2 임상 LACP 코호트(20명)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객관적반응률 50%(부분반응 50%), 임상적 이득률 80%를 기록했다.

제넥신(095700)은 국내 상용화에 가장 근접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제넥신은 유럽종양학회에서 자궁경부암 DNA 백신으로 개발 중인 GX-188E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투여 임상 1b·2상에서 치료효과를 발표했다. 재발성 진행성 말기 자궁경부암 환자 65명 대상 결과, 완전관해(CR) 10%(6명), 부분반응 21.7%(13명), 약물반응지속기간의 중앙값은 12.3개월 등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를 토대로 제넥신은 KFDA와 협의를 통해 조건부허가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메드팩토(235980)는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는 TGF-β 자해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 임핀지 등을 병용요법으로 임상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메드팩토 백토서팁과 머크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MSS형 대장암 임상 3상 IND를 준비하고 있다. 앞선 임상에서 대장암 표준요법 대시 전체생존율 중앙값 15.8개월, 객관적 반응률 16%로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한 바 있다. 

네오이뮨텍(950220)은 T세포 증폭제 NT-I7과 키트루다, 옵디보, 티쎈트릭 등을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를 통해 고위험 피부암 NIT-106(NT-I7·티쎈트릭) 임상 1b상, 고형암 치료제 NIT-110(NT-I7·키트루다) 임상 2a상, 거대 B세포 림프종 NIT-112(NT-I7·킴리아) 임상디자인을 공개한 바있다. NIT-110의 경우, 대장암에서 객관적반응률 7.7%, 질병통제율 34.6%, 췌장암에서 객관적반응률 11.1%, 질병통제율 40.7% 라는 우수한 데이터를 도출했다.

에이치엘비(028300)는 신생혈관인자인 VEGFR-2를 저해하는 리보세라닙과 PD-1 항체 캄렐리주밥을 병용요법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엔케이맥스(182400)는 NK세포 치료제 SNK와 키트루다, 임핀지를 병용요법으로 개발 중에 있다.

이밖에 신규 타겟의 면역관문억제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유틸렉스(263050)와 에스티큐브(052020)는 각각 VSIG4 항제와 BTN1A1 항체를 개발하고 있다. VSIG4 항체는 종양 증식을 돕는 M2 대식세포의 기능을 차단하며, BTN1A1 항체는 신규 면역관문 단백질을 차단해 T세포활성화를 촉진시킨다.

현재 앞서 말한 국내 기업들의 경우, 주가는 현재 침울한 상태다. 유한양행의 경우엔 연초대비 약 16%, 에이치엘비는 약 30% 정도 빠진 상황이다. 이밖에 제넥신, 매드펙토, 네오이뮨텍은 같은 기간 각각 약 60%, 60%, 69% 내려갔다. 많게는 약 73%까지 주가가 내려간 업체들도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제약·바이오주의 경우, 최근 좋지 않은 증시 상황 속에서 계속해서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때 일수록 9월 유럽종양학회(ESMO), 11월 미국면역항암학회(SITC), 12월 미국혈액학회(ASH)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학회에서의 발표는 의학계뿐 아니라 증시에도 큰 영향을 끼치는 촉매제로 작용하기 마련"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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