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승용 샤페론 대표이사가 21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열린 기업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면역 혁신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대표이사 성승용·이명세)이 21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샤페론은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성승용 공동대표가 2004년 네이처 리뷰 이뮤놀로지(Nature Review Immunology)에 발표한 세계최초의 염증 개시 이론 DAMPs(Damage Associated Molecular Patterns)를 바탕으로 2008년 서울대 의과대학 실험실 벤처로 출발했다.
혁신적 면역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샤페론은 난치성 염증질환 신약인 염증복합체 억제제(Inflammasome Inhibitor) 합성신약과 암·바이러스 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적 구조의 나노바디 항체 치료제(Nanobody, Nb)를 두 축으로 신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 독자적인 염증복합체 억제제 기술 '차별화'
이전까지 기존 면역학에선 외부에서 몸속으로 들어온 이물질이 곧장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만 알려졌다. 이와 달리 DAMPs 이론은 손상된 체내 조직과 세포에서 발생하는 이물질로 인해 면역체계가 발동해 염증이 생긴다는 새로운 이론이다.
샤페론은 독자적인 염증복합체 억제 기술을 기반으로 아토피, 알츠하이머성 치매, 특발성 폐섬유증, 코로나19 등 항염증 치료제를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아토피치료제 누겔(NuGel)은 아토피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올해부터 서양인 대상 미국 임상2상에도 돌입, 2024년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경구형 제형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인 누세린(NuCerin)은 전임상 결과 미세아교세포의 염증을 억제하고 치료의 궁극적 목적인 인지능력 개선을 보인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2021년 3월 국전약품(307750)과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 경구형 치료제 누세핀(NuSepin)은 전임상에서 위약대비 치료기간 단축, 여기에 주요 경쟁품 대비 높은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입증한 병리학적 소견과 바이오마커 대선을 확인했다. 이에 지난 4월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288330)에 글로벌 개발을 위한 기술 이전을 완료했다.
코로나19 폐렴 치료제 누세핀(NuSepin, 주사제)은 루마니아 5개 센터에서 진행된 임상2상에서 효과와 안정을 입증했으며, 올해 신약개발제단(KDDF)로부터 91억원의 임상 개발비를 지원받으며 현재 다국적 임상 2b·3상을 진행 중이다.

샤페론의 GPCR19 표적 염증복합체 억제제 기전 ⓒ 샤페론
성승용 샤페론 대표는 "샤페론의 염증복합체 억제제는 P2X7 수용체와 NLRP3 염증복합체 형성 신호 전달 체계의 상단에 존재하는 GPCR19를 표적한다"며 "염증 개시·활성에 관여하는 두 신호를 모두 억제해 더 높은 효과를 보이며, 면역세포에만 존재하는 GPCR19만을 표적하기 때문에 여타 약물들에 비해 안정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자사의 염증복합체 억제제는 다양한 염증성 질환으로의 높은 확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페론의 궁극적 목표는 스테로이드를 대체할 수 있는 항염증 치료제 개발이다. 이에 대해 성 대표는 "항염증 치료제로 스테로이드가 대부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좋은 효능에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부작용이 없는 약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기존 항체 치료제 시장比 기간·비용 10배 단축"
또한 샤페론은 나노바디 기술을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응용하고 있다. 나노바디는 기존 항체의 10% 사이즈로 경량화해 조직 침투성이 높고, 항원 타깃에 원활한 접근이 가능해 높은 효과가 기대되는 기술이다.
성 대표는 "샤페론은 나노바디 항체를 자체 생산해 연구에 필요한 전주기 플랫폼을 자체 보유한 전세계 소수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샤페론은 리딩 파이프라인으로 이중항체 나노바디 면역항암제(papliliximab)를 개발하고 있다. 동물실험을 통해 암세포 크기를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고, 높은 안전성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나노바디 구조적 특성의 이점에 기반해 나노바디 플랫폼을 메신저 리보핵산(mRNA)과 접목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우수성이 증명된 mRNA는 기존 항체 치료제 대비 타깃의 확장과 개발 기간 및 비용을 약 10배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기존 항체는 크기가 크고 복잡한 구조로 돼 있어 mRNA로 구현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나노바디는 작은 사이즈로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에 샤페론은 이 mRNA 연구를 통해 다음 성장 엔진을 준비 중이다. 세계 최초로 나노바디 품목 허가에 성공한 에이브링스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다.
성 대표는 "나노바디 플랫폼에 이중항체, mRNA, 표적 단백질 분해기술(프로탁)과 같은 혁신적인 치료 접근법에 접목할 것"이라며 "mRNA의 경우 기존 항체 치료제 시장과 비교해 적응증을 확장하고 개발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과 비용을 약 10배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기존 기술과 이해도가 다른 이론에서 시작됐기에 15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DAMPs 이론은 전 세계 교과서에도 다룰 만큼 대중적인 이론이 됐다. 또한 임상에서 주요 파이프라인들의 효능도 입증됐다. 샤페론은 충분히 글로벌 파마(Pharma)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는 회사"라고 자신했다.
◆ 공모 자금, 파이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사용
한편 샤페론은 앞선 지난 2019년 기술특례로 상장을 준비했으나 기준 미충족으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임상 성과를 얻어 기술성평가에서 AA등급을 받으며 재도전에 나섰다.
이번에 공모하는 총 주식수는 274만7000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8200원~1만200원으로, 이는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39.7~51.5%가 적용된 수치다. 지난 2021년 이후 코스닥 상장 기술성장기업 할인율 평균 25.6%~39.8% 대비 10% 이상 할인된 가격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은 최대 280억원이다. 모집된 자금은 주요 파이프라인 경쟁력을 강화와 신규 파이프라인 발굴 등 연구개발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는 29일과 3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0월6일과 7일 이틀 동안 청약을 거쳐 10월 중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구주매출 없이 공모주를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기존 주주들이 보유주식 대다수에 자율적 락업을 걸어 상장 후 보호예수 물량이 70% 이상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