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지난 2016년이후 6년만에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융노조는 16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총파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대회 현장은 예상보다 많은 금융노조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하며 북새통을 이뤘다. 금융노조 결의대회 장소인 세종대로 차선 절반은 발 디딜 공간도 없었으며, 일부 조합원의 경우 인도에 서 있기도 했다.

금융노조가 1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 장민태 기자
금융노조가 이날 추산한 결의대회 참여 인원은 3만명 이상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종로·남대문·용산 경찰서에 참여인원을 2만명으로 신고했다.
이날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당한 노동 대가 쟁취·점포폐쇄 중단·적정인력 유지·노동시간 단축·국책은행 지방이전 폐기 등을 강조한다"며 "점포와 고용을 줄이고 주주배당에 목숨을 건 금융사용자들에 맞서 금융 공공성을 사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내건 주요 요구사항은 △임금 인상 5.2% △주 4.5일제 시범근무 △점포 폐쇄 중단 △국책은행 지방 이전 폐기 등이다.
금융노조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세종대로에 집결했다. 이후 금융노조는 총파업 선언·대회사 등으로 구성된 결의대회를 마치고 오전 11시30분부터 용산 삼각지역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시작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선 참여율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 시중은행 지부들에서 많은 수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길게 늘어선 대열 속에서 KB국민·하나은행 등의 조합원들이 중앙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총파업에 참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회사마다 총파업에 나선 이유는 다르지만 임금 인상과 주 4.5일제 시행 등은 공통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공공적인 기능이 있단 이유로 언제나 적은 임금 인상을 감내했다"며 "최소한 물가상승률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에 따르면 이날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은 약 3만명이다. = 장민태 기자
우리·농협은행의 경우 간부들로 구성된 노조 집행부가 총파업에 참여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전임 간부들 위주로 해서 100명 정도가 집회에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임 간부들이라고 해서 적은 인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자율 참석이다 보니 일반 조합원들은 어느 규모로 참여했는지 알 수 없지만, 간부들의 경우 총파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에선 총파업으로 우려됐던 업무 마비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안심전환대출 신청이 금융노조 총파업 일정과 겹치면서 금융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단 우려가 나왔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파업 당일인 16일 은행 본점과 전산센터 등에 검사 인력을 파견해 파업 참여인원의 근무지 무단 이탈 여부·금용소비자 민원접수 사례·대체인력 투입현황 등을 중점 점검 중이다.

총파업이 시작된 16일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영업점은 한산했다. = 장민태 기자
아울러 시중은행들은 파업에 따른 영업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지원 관련 필수 인력을 확보해 배치하겠단 계획을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본지가 이날 업무 마비 상황을 확인하고자 서울 중구 소재 시중은행 영업점을 찾았지만, 실제 창구는 한산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부분 고객이 비대면 디지털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며 "금융노조 총파업이 시작됐지만, 영업점 업무에 영향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