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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1억 금융노조, 6년만에 총파업 "진짜 이유는?"

귀족노조 평가에도 “물러설 곳 없다” 주장…시선은 싸늘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09.15 17:52:35
[프라임경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16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들의 요구 핵심 사안은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임금 인상이다. 금융권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파업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코로나19 과정에서 고통분담 차원으로 낮은 인상률을 참아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이자장사'로 비판받아온 금융권 노동자들에 대한 세간의 시선은 싸늘하다. 총파업이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노조 총파업 본질 "결국 임금인상"

금융노조는 △금융 공공성 보호 △윤석열 정부 정책 저지 등을 요구안으로 파업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결국 금융노조의 총파업 목적은 임금인상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융노조는 오는 16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 장민태 기자


이러한 평가는 노사 간 마찰을 빚은 지점이 임금인상안이라는 점 때문이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6월 제3차 산별중앙교섭에서 임금인상안으로 6.1%, 사측의 경우 0.9%를 제시해 갈등 시작을 알렸다.

이후에도 사측에서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물가상승률에도 전혀 미치지 못하는 0.9% 인상은 사실상 임금삭감과 마찬가지인 터무니 없는 임금인상률"이라며 "급격한 물가상승, 국책은행 지방 이전 이슈 등으로 이미 파업하자는 여론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0.9% 임금인상률을 고수하면 조합원 반발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김광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전 산업 평균대비 금융권 임금 수준이 높다"며 "0.9% 인상안은 기본인상률 이외에 호봉상승·성과급 등의 실질임금인상분을 감안했다"고 노조 측에 맞섰다.

금융노조와 사측은 지난 7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회의에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기존 임금인상률보다 0.5%p 끌어올린 1.4% 임금인상안을 내밀었지만, 금융노조의 경우 기존 제시안인 6.1%를 고수했다.

양측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자, 중앙노동위 공익위원들은 임금 부분에서 노사 간 격차가 크단 이유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금융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16일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코로나19 기간 배 불린 금융권, 노조 향한 시선은 "싸늘"

금융노조는 총파업 전인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1대1 대표 교섭에 참여할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섭에서 기존에 요구한 임금인상률 6.1%를 한국은행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와 동일한 5.2% 하향 수정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인상률 제시안을 기존 6.1%에서 5.2%로 수정하겠단 입장을 전했다. = 장민태 기자


노조 관계자는 "초코파이·신라면 등 서민 식료품들이 물가 상승 압박을 못 견디고 10% 이상 인상되고 있다"며 "사람이 물건보다 못한 취급을 받고 노동력이 헐값에 팔리게 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됐다"고 분노를 토했다.

이어 "금융 노동자들을 귀족 노동자라고 매도하기도 하는데 길거리에 임금 올리겠다고 나서는 게 귀족이냐"며 "금융노조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 고통분담 차원으로 연봉인상 △1.8% △2.4% 수준으로 양보했었음을 감안했을 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에도 세간에서 금융노조 총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기준 평균연봉은 1억원을 넘어선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19년 이들의 평균연봉은 9550만원이었으나 2021년 1억550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도 이들이 평균연봉은 2년새 1000만원 상승한 셈이다. 이로 인해 금융노조는 귀족노조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알리오 공시자료를 통해 A 국책은행 조합원들의 평균연봉을 확인한 결과 7200만원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평균연봉 1억원은 최고경영자·임원·점포장 등 관리자들 임금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오히려 논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서비스업에 종사중인 박지원(면목동, 32세)씨는 "금융권은 코로나19 기간 고통받는 서민들을 가지고 이자장사를 해 돈을 쓸어 담았다"며 "결국 금융노조가 임금인상으로 총파업을 하는 건 자기들 몫도 챙겨달라는 거밖에 안 된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회사 10개사는 2021년 총 21조2000억원을 순익으로 벌어들였다. 이는 2020년 15조1000억원 대비 40.2% 증가한 수준이다. 아울러 이들의 총자산은 3203조원으로 2020년 대비 257조원 증가했다.

박 씨는 "금융권 평균연봉이 7200만원에 못 미친다고 호소한 것을 보면 타업권 현실을 너무나도 모르는 것 같다"며 "또 평균연봉에서 상위권 소수 관리자가 포함됐다고 하소연하면서 하위권 금융노동자들도 포함해 계산된 건 왜 쏙 빼먹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금융권 노동자들 사이에서도 총파업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총파업에 참여해야 할지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강제로 본점 이전을 추진 중인 국책은행의 경우 파업에 참여할 명분이 확실하지만, 시중은행은 애매하다. 지난 2016년 총파업 당시에도 지점단위로 한두 명 정도만 참여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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