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급 세기로 북상 중인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는 6일 새벽이나 아침 경남 남해안으로 상륙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제11호 태풍 '힌남노'에 폐기물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일 우리나라에 상륙할 가능성이 큰 힌남노의 위력은 최악의 태풍이었던 지난 2003년 '매미'보다 더 강력한 '역대급'이다. 이에 폐기물 처리 수요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추후 성장성이 뚜렷한 폐기물 관련주 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 폐기물 관련주, 성장 전망 '초록불'
시장에서 폐기물 관련주로 뽑는 대표적인 업체로는 인선이엔티(060150), 코엔텍(029960), 와이엔텍(067900) 등이 있다. 이들 종목은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로 접근해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려진 지난 8월30일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인선이엔티의 지난 2일 종가는 11050원으로, 이는 지난 8월29일 종가 10050원 대비 9.9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코엔텍은 8660원에서 9320원으로 7.62% 올랐으며, 와이엔텍도 9520원에서 10550원으로 10.81% 뛰었다.
인선이엔티는 건설폐기물 수집운반과 중간처리, 폐자동차의 매집, 해체 등을 하는 기업이다. 특이사항으로는 국내 유일 폐기물 일괄처리 기술 및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폐배터리 관련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는 부분도 특징이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그룹 차원의 시너지도 기대된다"며 "자회사 인선모터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해체재활용 및 부품재활용 사업자다. 전기차 시대 도래와 함께 전기차 해체, 폐배터리 수집 및 재활용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모기업인 아이에스동서 역시 배터리 재활용 시설에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고 조언했다.
코엔텍은 울산에 위치해 영남권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다. 주요 사업은 폐기물 소각처리, 매립이다. 폐기물의 소각공정 상 발생하는 소각열을 회수해 생산하는 스팀도 판매 중이다. 2022년 예상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은 소각처리 34.8%, 스팀판매 50.2%, 매립처리 14.3%다.
김용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팀은 배관을 통해 울산 산단 내 위치한 SK에너지와 SK피아이씨글로벌에 전량 공급 중이다. 생산원가가 낮은 만큼 이익 기여도가 매우 높다"며 "최근 매립용량을 추가 확보했다. 울산에 위치한 타 매립업체 매립용량이 소량임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 점유율 확대와 가격결정력 강화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와이엔텍은 광주·전남 지역 폐기물 처리를 진행 중인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다. 125톤/일 캐파의 소각시설과 170만m3 규모의 매립지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레미콘, 골프장, 해운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해운의 경우 주로 석유화학 운송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 1월 보성컨트리클럽을 보유하고 있던 와이엔텍레포츠를 합병하면서 골프 사업을 추가했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현재 소각로 증설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따라서 소각을 통한 스팀 판매도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한다. 해운의 경우 유가와 운임 정상화 시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으며, 골프장은 골프 인구 확대에 따른 구조적 성장을 맞이했다"고 언급했다.
◆ "단순 기대감 투자 피해야" VS "매크로 불확실성 속 대안"
매년 태풍 소식이 있을 때면 폐기물 관련주를 비롯해 홍수 폭우 등 다양한 관련주들이 요동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 근거 없는 단순 기대감에 따른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투자자들은 매년 여름이 되면 태풍이나 홍수, 폭우 등 관련 수혜주를 찾곤 한다"며 "하지만 관련 이슈가 지나가면 관련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곤 한다. 단순 테마주 투자는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 복구는 주로 정부 주도로 이뤄진다. 즉 민간기업이 받는 수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며 "투자의 기본인 업체의 실적과 미래 성장가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폐기물 관련주는 계속해서 투자가치가 있는 우량주라는 의견도 많다. 여러 변수에 의해 폐기물은 증가세를 이어왔으며, 앞으로도 다수의 증가 요인들의 혼재로 상승 기조는 유지될 개연성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폐기물 산업은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연한 가운데서도 경기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오강호 수석연구원은 "폐기물은 도시화와 산업화의 사회 패러다임 변화 속 과거부터 현재까지 안정적인 성장이 담보된 산업군"이라며 "정부 정책 및 규제·허가에 따른 시설 운영, 악취와 먼지 등 환경 오염에 따른 영향으로 신규 진입이 힘들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리사이클(재활용) 확대에 따른 민간 환경 서비스 업체들의 중간처리 역할이 늘어나고 있어 안정적·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리사이클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시대다. 기존 매립, 소각 뿐만 아니라 환경 서비스 업체들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호 연구원은 "전체 폐기물 발생량은 지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6%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 증가하고 있다"며 "폐기물 처리단가는 2016년 기점으로 소각·매립 모두 가파른 상승을 이어왔다.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현재의 폐기물처리 시장은 공급자 우위, 즉 폐기물 처리업체가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