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토스뱅크는 지난해 연 2% 금리의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출시하며, 금융소비자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에서 연 3% 금리에 근접한 수신 상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상황. 지난해부터 이자 손실이 난 토스뱅크가 떨어진 상품 메리트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금융권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0.20%p 인상한 연 1.75%로 상향 조정하자 은행들은 일제히 예금상품 금리에 인상분을 반영했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연 3%, 우리은행의 경우 최고 연 3.1% 상품까지 등장하는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금금리 연 3%시대, 토스뱅크 2%금리 경쟁력?
먼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예금금리 3% 시대를 열었다. 케이뱅크는 지난 1일 정기예금 금리를 일제히 0.7%p 인상하면서 대표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금리가 가입기간 1년 이상 기준 연 2.40%에서 연 3.00%로 변경됐다.
시중은행에선 우리은행이 지난 27일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0.4%p 인상하면서 비대면 전용상품인 '우리 첫거래우대 예금' 금리가 최고 연 3.1%로 변경됐다. 아울러 DGB대구은행은 첫 거래 고객을 위한 'DGB주거래우대예금'에 우대금리를 합쳐 최고 연 3.06%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출범과 함께 연 2% 금리의 수시입출금 통장을 선보였다. ⓒ 연합뉴스
이처럼 은행들이 속속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면서 상황이 복잡해진 곳은 토스뱅크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출범한 이후 예금상품 단 한 개만으로 영업하고 있다.
당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연 0.75%로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토스뱅크가 출범과 함께 공개한 연 2% 예금금리는 당시만 해도 파격적이었다. 타 은행에서 판매하는 예금의 경우 연 1% 금리를 넘는 상품조차 손에 꼽을 수준이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급증한 인플레이션·가계부채 등을 막기 위해 10월 이후 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약 반년동안 기준금리는 1.00%p 올랐으며, 이를 반영한 타 은행에서 토스뱅크 예금 금리를 뛰어넘는 상품들이 줄지어 등장했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관계자는 "타 은행에서 3% 금리를 주는 통장들은 대부분 조건들이 붙어있다"며 "특히 대부분 정기예금이 금리가 올라오고 있는데 토스뱅크 통장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일종의 파킹통장이라 경쟁력이 살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파킹통장은 더 이상 출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정기예금 출시는 더욱 고민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외에 다른 수신 상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토스뱅크 측 설명과 다르게 연 2% 예금은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경쟁력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연 2%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토스뱅크가 꾸준히 2% 금리를 유지한다면 메리트가 없어질 것"이라며 "지금이야 돈이 묶이는 게 싫은 사람들이 수시입출금식 통장을 이용하고 있지만, 토스뱅크와 타 은행 간 예금 금리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 고객들은 정기예금을 선택하고 금리 혜택을 누리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심각한 '여수신불균형' 예금금리↑ 어려워
업계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를 맞이한 금융권은 토스가 여신불균형 문제로 인해 2% 금리를 고집하고 있는 것"이라 풀이했다.
토스뱅크의 지난 1분기말 기준 수신잔액은 21조4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여신 잔액은 2조59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신 잔액이 수신 잔액의 9분의 1에 불과한 수준으로 대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보다 수신 고객에게 제공해야 하는 이자 비용이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자부분에서 29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 토스뱅크
토스뱅크 영업현황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이자부분은 113억원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말 기준 29억원 순이자손실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토스뱅크가 예금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무리라는 게 업계 중론이기도 하다.
사실 토스뱅크 여수신불균형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주도한 가계부채 총량관리의 영향이란 평가다. 토스뱅크는 지난 2021년 10월14일 출범한지 9일 만에 대출한도 5000억원을 모두 채우고 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토스뱅크 측은 "정부의 가계 부채 안정화 정책에 따라 대출 서비스의 신규 상품 판매를 연말까지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임에도 토스뱅크는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BIS 총자본비율이 17.6%를 기록하며 국제결제은행 기준치 8%를 웃돌았다. 이는 기존 은행들처럼 순이익을 시현해 자본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유상증자를 통해 이뤄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0월말부터 현재까지 총 세 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추가자본금 약 7000억원을 확충했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여전히 여수신불균형을 개선하고자 여신상품을 확대한단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2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으며, 이어 올해 하반기 비대면 전세자금대출을 선보일 계획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예금과 대출 비율이 맞아야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는데, 지난해 대출 영업을 못 하면서 비율이 깨져있는 상황"이라며 "증자를 통해 기초 자본을 튼튼하게 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출 영업을 정상화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