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이사가 9일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면-레이저 리플로우(LSR, Laser Selective Reflow) 장비를 통해 연평균 6000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후공정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
최재준 레이저쎌 대표이사가 9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레이저 솔루션 기업 레이저쎌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 방식으로 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레이저쎌은 세계 최초이자 유일하게 면광원 에어리어 레이저(Area Laser) 기술 보유 기업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칩과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을 접합하는 LSR 장비 개발에 성공했다.
최재준 대표는 "모든 분야에서 데이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종접합 반도체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이행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신공법이 바로 면-레이저 리플로우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접합 반도체 기술은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칩(GPU),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한 개의 반도체기판(PCB)에 접합해 하나의 소자 형태로 통합하는 기술을 말한다.
LSR 장비는 점(点)이 아닌 면(面)으로 레이저를 내리쬐면서도 동일한 레이저 빔 균일도를 유지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기존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매스 리플로우(Mass Reflow)와 열압착접합(TCB) 장비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보완하면서 최첨단 반도체와 미니·마이크로 LED,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스템의 파워 반도체 접합 공정 등에 사용되고 있다.
최 대표는 "이종접합 패키징으로 인해 기존 공법들의 기술적 한계가 이미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스 리플로우 방식의 경우 공기를 가열한 후 찌듯이 접합해 칩과 기판에 모두 열이 가해지며 불필요한 휘어짐이 발생하고, TCB 방식은 한 개의 칩 당 작업시간이 15초 이상 소요돼 효율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LSR 장비는 불균일한 가열이 없어 불량 발생이 없고 한 번에 2개~4개층으로 칩을 올린 다음 레이저를 쏘기 때문에 공정시간도 대폭 축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레이저쎌 기술력은 최고 수준의 R&D 역량에서 비롯됐다. 최재준 대표이사는 초소형 정밀 기계 기술(MEMS, Micro-Electro Mechanical Systems) 분야 공학박사로 삼성종합기술원 책임연구원과 미국 테크기업 광반도체 응용 분야 나노기술 전문가를 지냈다.
이밖에 회사 구성원의 95%가 연구개발 인력이며, 회사는 지난해 전체 비용의 75%를 연구개발과 관련 인건비로 지출한 바 있다. 현재 레이저 변환 기술과 초미세 접합 기술 등 140건의 국내외 특허 및 출원특허를 보유(국내 66%, 해외 34%)하고 있다.
최 대표는 "강력한 R&D 자원은 향후 사업을 이어가는 데 강력한 발판이 되어 줄 것으로 믿는다. 추후 공모자금 중 50% 이상을 연구개발(R&D) 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재 장비 사업 관련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해놓은 상태로, 생산 케파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무조건 몸집을 무조건 불리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 것에 주력하겠다"고 첨언했다.
현재 레이저쎌은 지난해 기준 총 37개 고객사와 44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2019년 12개 고객사와 12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글로벌 유명 반도체 업체와 모바일 기기 업체, 전기차 배터리 업체 등에 자체 공정개발기술과 응용 장비를 납품하고 있으며, 이밖에 각 분야별 대형 고객사들도 레이저쎌 장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최 대표는 "반도체가 약 40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도 후공정에 해당하는 본딩(Bonding) 과정만큼은 바뀌지 않고 그대로다.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고 자신했다.
회사는 향후 주력 제품인 LSR 시리즈를 기반으로 글로벌 영업 파트너 구축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현재 미국과 아시아, 유럽 내 톱티어 반도체 및 LED 제조사 등을 고객사로 확보해 레퍼런스를 늘려가고 있다으며, 디바이스 제품군 판매 확장 및 면-레이저 표준화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수익률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창업 후 10년 동안 최고의 솔루션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3년 동안의 성장세보다 앞으로 급성장할 3년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어려운 증시 상황 속에서도 44개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사업을 빨리 안정권에 올리기 위해 IPO를 결정했다.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장 철회는 없다"는 소신도 밝혔다.
한편, 레이저쎌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60만주를 공모하며, 주당 공모 희망가 밴드는 1만2000~1만4000원에 해당된다. 공모금액은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약 224억원 규모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오는 14~15일 일반 청약 후 6월 중 코스닥 상장 예정이며, 대표 주관사는 삼성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