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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매용 귀금속 가격 30배 급등, 관세에 시달리는 자동차업계

미국·유럽·일본·중국 무관세 적용…"정부 탄소중립 정책 역행, 관세 폐지해야"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11.09 11:42:20
[프라임경제]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배기가스 저감을 위한 필수 원자재인 촉매용 귀금속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3%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에 쓰이는 주 원재료에 대한 관세 부과가 글로벌 탄소중립 정책 기조에 역행할 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체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때문에 최근 정치권과 업계에서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 생산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촉매용 귀금속에 부과되는 관세가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촉매용 귀금속은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제의주원료로 쓰이는 △팔라듐 △로듐 △백금 등 백금족 금속으로, 다른 물질로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그 중 팔라듐이 경우 전 세계 수요의 약 80% 이상이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에 사용되고 있다.

현재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는 인체에 유해한 배기가스를 무해한 성분으로 정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장치로, 모든 내연기관차에 의무적으로 부착하도록 돼있다.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움직임과 맞물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과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백금족 귀금속에 제2차 관세율 인하 예시제 시행에 따라 용도에 관계없이 1994년 이래 3%의 기본 관세율이 적용 중이다"라며 "해외 주요 완성차 생산국은 자국 자동차업체의 배출가스 저감 기술 개발을 장려하고 유도하는 차원에서 촉매용 귀금속에 무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 세계적인 배출가스 및 연비 규제 강화와 탄소중립 정책 추진에 따라 자동차 매연저감 촉매변환기의 핵심 원재료인 촉매 귀금속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러시아와 함께 세계 팔라듐 양대 생산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팔라듐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에 따르면 2016년 대비 올해 로듐은 31배, 팔라듐은 4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 또 다우존스 데이터에 따르면 팔라듐 가격은 올해 5월 온스당 3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촉매제 원료에 대한 가격 급등 탓에 2016년 103억원 수준이었던 백금족 귀금속 관세도 지난해 4배 이상 증가한 439억원에 달하는 등 업계가 부담하는 관세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팔라듐 △로듐 △백금 수입액은 약 16억달러(한화 약 2조원)에 달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백금족 귀금속은 대부분이 자동차 촉매용으로 사용되고 있고, 부과되는 관세 역시 대부분 자동차업계가 탄소절감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담하고 있다.

즉, 촉매제 원료 가격 인상에 더해 수입 가격에 연동되는 관세 부담까지 크게 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입 원자재값 상승분을 차량 가격에 최대한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원재료 가격 급등 상황 장기화로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획재정부도 이를 감안해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올해 한해서 1%로 인하하는 대응책을 마련했지만, 이는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이유로 국회에서도 배출가스 저감용 촉매 원료에 대한 무관세 논의가 착수됐다. 지난 10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촉매용 귀금속 중 자동차 매연저감용 촉매 제조용에 한해 0%의 기본 세율을 적용해 탄소중립 이슈에 적극 대응하고, 차량 원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아울러 관세법 일부개정안은 이달 중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관련 심의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 달성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없이 기업의 투자와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선제 대응에 앞장서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와 발맞춰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라고 첨언했다.

한편, 국내 자동차업계는 2010년 이래 수차례에 걸쳐 촉매 귀금속 할당관세 적용에서 나아가 점진적인 무관세화를 지속적으로 요청하는 등 자동차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촉매 귀금속 무관세화를 꾸준히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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