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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사라진 '신혼희망타운'…차익실현 전세 속출

분양가 보다 높은 전세에 투기 타운으로 변질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1.09.29 10:12:08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평택 고덕신혼희망타운. ⓒ 한국토지주택공사

[프라임경제] 정부가 집 마련 부담으로 결혼을 망설이는 청년들을 위해 내놓은 '신혼희망타운'이 투기의 장으로 전락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국회의원(평택갑)은 29일 신혼희망타운이 부동산 투기 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실거주 의무기간을 늘리는 등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혼희망타운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특화형 공공주택으로, 2017년 주거복지로드맵에서 최초 공급 7만호를, 2018년엔 3만호의 추가 공급을 발표한 바 있다. 예비 신혼부부나 한부모 가족이 입주 대상이며 시세 대비 분양가에 따라 거주 의무기관과 전매 제한 적용이 다르다.

취지는 좋지만 시세차익을 노린 꼼수가 성행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된다. 전매 제한 기간동안에는 전세로 내놔 수익을 올리고, 제한 기간이 지나면 팔아버리는 식이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평택 고덕신혼희망타운 르플로랑(전체 891세대)도 마찬가지다. 신혼희망주택 569세대와 행복주택 295세대로 구성된 이곳은 시세 대비 100% 이상의 분양가로 실거주 의무가 없고 전매 제한도 3년에 그친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평택 고덕신혼희망타운에서만 전월세 거래 33건이 완료됐다. 네이버 부동산에는 이달 21일 기준 85건의 전월세 매물(전세 60건, 월세 25건)이 올라왔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혼희망타운을 분양할 때 20평형(46.97㎡)의 최고 분양가는 1억9884만원이었으나, 이달 기준 전세 가격은 2억5000만원이다. 24평형(55.97㎡)도 최고 분양가는 2억3694만원이지만 올해 8월 전세 2억8000만원으로 거래됐다. 

전세가격이 분양가격을 역전한 셈이다. 실제로 전세 계약이 완료된 19건 중 18건은 전세가가 분양가를 역전한 사례였다. 심지어 24평형의 최고 분양가는 최근 전세 거래가 된 20평형 전세가보다 낮다. 

대기 중인 전세 매물 85건을 고려하면 향후 2억8000만원보다 더 큰 전세가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평택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르플로랑의 24평형 전세 최고 호가는 3억3000만원으로 평균 분양가보다 1억원이 높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화성 봉담 A-2 △양주 회천 A-17 △평택 고덕 A3 블록 △수원 당수 A3·A4 블록 △의왕 고천 A2 신혼희망타운 등도 전세 매물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의원은 "젊은 신혼부부를 위해 마련된 공공분양이 갭투자 등 투기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공공분양의 경우 분양가와 상관없이 실거주 의무를 강화하는 등 투기수단이 되지 않도록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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