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6000TEU급 컨테이너선인 HMM누리호. ⓒ HMM
[프라임경제] 국내 최대 선사 HMM(011200)이 3주간 파업할 경우 약 6800억원 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파업 시발점인 임금 협상을 두고 노사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파업 가능성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수출기업들의 주름만 깊어지는 모양새다.
24일 HMM은 자료를 내고 노조가 파업을 3주 동안 진행하면 약 5억8000만달러(6800억원) 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HMM은 노사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 난항으로 사상 첫 파업 위기에 놓여있다. 노사는 그동안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임금 인상률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이 최근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 교통비 5만~10만원,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을 담은 협상안을 새롭게 제시했지만, 노조는 8년간 임금동결을 감안해야 한다며 이를 거절했다. 반대로 노조가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800% 등을 제안 했을 땐 HMM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 모두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파업 현실화에 무게가 실린다. 전날 HMM 해원노조의 파업 선언에도 노사간 추가 논의는 열리지 않았다.
전정근 해원노조 위원장은 "파업 입장발표 이후 사측과 추가 교섭이나 접촉은 없었다"며 "육상노조와 파업에 공동으로 대응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국내 수출기업들은 파업 여부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금도 선복 구하기가 힘든데 HMM마저 파업해버리면 수출은커녕 완전히 발 묶여 버리는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국내 한 중소 수출기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을 구하기 더 힘들어지는데다 운임도 나날이 오름세다보니 물류대란 속에서 나가떨어질 수 밖에 없다"며 걱정했다.
HMM 파업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사 역시 이를 감안해 파업만큼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이지만, 서로 양보하기를 바라고만 있어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HMM은 자료를 통해 "잘못하면 물류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협상 지속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육·해상 노조도 열린 자세로 협상해달라"고 촉구했으며, HMM 노조는 파업 선언 당시 "사측이 전향적인 방안을 가지고 오면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