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수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르노삼성자동차' 브랜드명에서 '삼성'이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결국 현실화됐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자신들이 보유 중인 르노삼성 지분 19.9%를 모두 매각하기로 했으며, 매각주관사로는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삼성그룹은 지난 1995년 삼성자동차를 출범시킨 지 26년 만에 완성차 사업에서 완전히 물러나게 된다.
앞서 삼성은 2000년 삼성자동차 지분(80.1%)을 르노에 매각하면서, 르노와 10년 주기로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을 맺어왔고, 르노삼성은 배당금과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매출액의 0.8%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삼성카드에 지불해 왔다.
르노삼성과 삼성의 결별은 예견됐던 일이었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르노삼성이 '삼성'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계약은 지난해 8월 종료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사용계약을 갱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르노삼성이 국내 완성차시장에 안착 하는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 왔을 뿐 아니라 여전히 르노삼성을 삼성자동차로 기억하는 경우 역시 상당해 르노삼성 입장에서 국내 영업을 위해서라도 결별이나 10년 주기보다는 단기계약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르노삼성의 태풍의 눈, 르노의 다이아몬드 엠블럼. ⓒ 르노삼성자동차
하지만 르노삼성과 삼성은 결국 결별을 선택했다. 아울러 이번 결별에 대해 업계에서는 실적악화로 인해 르노삼성이 삼성카드에 매년 지급하는 배당금 규모가 감소하는 점, 르노삼성 노동조합이 파업을 이어가면서 삼성이라는 브랜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점 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봤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 적자를,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판매대수와 생산물량도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뚜렷한 경영악화 기조를 드러냈다.
아울러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르노삼성은 국내 완성차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단협도 매듭을 짓지 못하는 등 삼성이 르노삼성을 통해 더 이상 얻을 게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르노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 르노 코리아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향후 르노삼성은 2년간의 유예기간이 끝나는 2022년부터는 르노삼성을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만큼, 사명변경이 불가피해졌다.
사실 르노삼성도 결별을 대비해 '삼성 지우기' 전략을 지난 몇 년간 적지 않게 펼쳐왔다. 구체적으로 2015년부터 브랜드 고유 색상인 삼성의 파란색에서 르노의 노란색으로 바꾸기 시작하며 독자 브랜드화를 본격화했고, 수입판매를 늘리며 기존 태풍의 눈 엠블럼이 아닌 르노의 마름모 엠블럼을 단 라인업을 더욱 다양하게 꾸려나갔다.
나아가 삼성을 지우고 르노만을 앞세워 홈페이지·SNS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도 진행했다.

2018년 4월24일에 올라온 첫 번째 게시물. ⓒ 르노 코리아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이런 가운데 홀로서기를 앞둔 르노삼성의 새로운 브랜드명 후보로는 '르노 코리아'가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르노삼성이 앞서 2018년 클리오를 출시 당시 홍보를 르노삼성이 아닌 '르노 코리아'로 움직인 바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이 지난 몇 년간 르노 모델을 수입 판매하면서 르노 브랜드의 인지도가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며 "이 때문에 르노삼성 내부에서 삼성이라는 브랜드 없이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차를 판매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았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문제는 다른 수입브랜드에 비해 르노의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라며 "적지 않은 영향을 가졌던 삼성이란 이름 없이 르노삼성이 판매부진과 노사갈등에 따른 시장점유율 하락 등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