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공을 들인 모터스포츠에서 현대자동차(005380)가 강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무대가 자신들의 잠재력을 고객에게 선보이고 실현할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라고 판단했다. 이에 현대차는 F1(포뮬러원)과 쌍벽을 이루는 월드 랠리 챔피언십(World Rally Championship, 이하 WRC)의 재도전을 알렸다.
특히 현대차는 WRC에서 얻은 성과를 밑거름 삼아 지속적으로 고객들에게 운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가 되고자 했다.

현대차 'i20 Coupe WRC' 랠리카. ⓒ 현대자동차
WRC 복귀 선언 이후 정의선 회장은 모터스포츠에 필요한 고성능차 기술 개발을 위해 인재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고,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인 N을 론칭하는 등 고성능차 기술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시작된 현대차의 WRC 재도전 첫 해인 2014년에는 제조사 부문 4위로 출발했고, 이듬해 2015년 3위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준우승을 차지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정의선 회장은 고성능차와 모터스포츠 사업을 더욱 본격화하고자 2018년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했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국내외 상품기획과 영업·마케팅 등을 한 곳으로 모아 사업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서였다.

2021 WRC 8차 대회 벨기에 랠리에서 i20 Coupe WRC 랠리카가 주행하고 있는 모습. ⓒ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WRC에 계속 출전하며 경험과 기술력을 쌓은 현대차는 결국 빛을 발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2년 연속으로 WRC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동일한 제조사가 2년 연속으로 WRC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6년 폭스바겐 이후 4년만이었다.
그렇게 모터스포츠에서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는 현대차가 다시 한 번 우승을 신고했다. WRC 대회 일정에 최초로 포함된 벨기에 랠리 초대 우승 제조사로 이름 남겼다.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 13~15일까지 벨기에 서부 이프르(Ypres)에서 개최된 2021 WRC 시즌 여덟 번째 대회인 벨기에 랠리에서 올 시즌 최고 성적인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벨기에에서 열린 2021 WRC 8차 대회에서 포디움에 오른 선수들의 모습. ⓒ 현대자동차
현대 월드랠리팀은 이번 대회에 △티에리 누빌(Thierry Neuville) △크레이그 브린(Craig Breen) △오트 타낙(Ott Tänak) 총 3명의 선수가 'i20 Coupe WRC' 경주차로 출전했다.
벨기에 랠리는 올해 두 번째 타막(포장도로 조건) 대회로 20개의 스테이지, 총 310.92㎞ 구간에서 경쟁을 벌였다. 벨기에는 올해 WRC 일정에 최초로 포함되며, WRC를 개최한 35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WRC가 처음 열리는 국가인 만큼 출전선수 대부분은 과거 주행데이터가 없어 랠리카의 성능을 바탕으로 대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던 상황.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팀 선수들은 대회 첫째 날 7개의 스테이지 모두 기록지 최상단에 이름을 번갈아 올리며 i20 Coupe WRC의 우수한 성능을 마음껏 뽐냈다.

현대팀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짓고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그 중에서도 선두에 오른 티에리 누빌은 경기 중 단 한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주행으로 팀 동료 크레이그 브린을 30.7초 차이로 앞서면서 현대팀에게 두 번째 우승컵을 선물했다. 3위는 토요타의 칼리 로반페라(Kalle Rovanperä) 선수가 차지했다.
이번 벨기에 랠리에서 원투 피니시와 함께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둔 배경에는 좁고 곳곳이 패인 포장도로 컨디션에 맞춰 i20 Coupe WRC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낸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벨기에 랠리에서 현대팀이 1~2위와 함께 시즌 최고 성적을 달성하면서 전반기의 부진을 털어낸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팀 선수들이 우승을 확정 짓고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
이어 "올해는 WRC, WTCR과 함께 전기차 레이스인 ETCR까지 활동무대를 확장하면서 기술력을 쌓아오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이 고객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총 12라운드로 구성된 2021 WRC는 △그리스 △핀란드 △스페인 △일본 4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해당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2021 WRC 제조사 및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이 결정되게 된다.
이번 우승으로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낸 현대팀은 벨기에 랠리서 총 51점을 얻어내며, 선두 도요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현대차(307점)는 토요타(348점)와의 점수 차이가 41점이며, 3위는 135점의 포드 월드랠리팀이다.
아울러 다가오는 2021 WRC 9차전은 9월9일부터 그리스에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