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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찬물' 노조 고집, 7년 연속 적자 한국GM 외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부결…여름휴가 이후 재협상 전망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07.28 10:44:01
[프라임경제] 한국GM 노동조합이 혹시나 했지만 업계의 기대를 저버리는 역시나한 행보를 보였다. 코로나19 장기화와 반도체 품귀 등 악재가 겹치며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한국GM인데, 노조는 결국 한국GM이 처한 상황을 외면했다. 

올해 한국GM 노사의 임금협상은 여름휴가 전 타결이 기대됐다. 연이은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하루 부분파업을 제외하고 별다른 쟁의행위 없이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GM 노사가 지난 2개월 동안 총 14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어렵게 마련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는 부결됐다. 투표가 부결되면서 한국GM은 결국 하반기까지 노조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한국GM 노사는 여름휴가가 끝나는 대로 일정을 잡아 다시 교섭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지난 26~27일 '2021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에 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총원 7633명 중 6727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3258명(48.4%)만이 찬성표를 던지는데 그쳐 부결됐다고 밝혔다. 반대는 3441표(51.2%), 무효는 28표(0.4%)였다.

한국GM의 부평공장 모습. ⓒ 연합뉴스


부결된 합의안에는 △기본급 3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일시·격려금 450만원(타결즉시 250만원 지급) △창원공장 스파크·엔진 연장생산 검토 △군산공장 전환배치자 무급휴직 기간 개인연금 회사부담금 4만원 지급 △부평2공장 생산연장(현재 상황 미지수, 시장수요 전망 고려) 등이 담겼다.

업계는 찬반투표 부결에 크게 작용한 요인으로 노노갈등을 꼽고 있다. 노조 내 실리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투쟁을 외치는 강경파 사이에서 의견충돌이 격화되고 있어서다. 특히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GM 지부장이 26일 소식지를 내고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부결은 막지 못한 것 역시 노노갈등을 방증한다.

강경파는 합의안에 담긴 기본급 인상폭과 일시·격려금 지급 수준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신들이 당초 요구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과 일시·격려금 1000만원 지급에 비하면 잠정합의된 3만원 인상과 450만원 지급은 턱없이 모자랐던 탓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에 대한 입장차 역시 이번 찬반투표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미래 생산 계획과 관련해 노조가 원하는 명확한 향후 생산일정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번 잠정합의안에 시장수요 전망 등을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내용이 담기긴 했지만, 강경파는 모델들의 단종 시 공장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 우려되는 만큼 반드시 신차 배정을 통한 일감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과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GM 지부장이 지난해 노사교섭을 마무리 짓고, 이를 축하하며 악수 하고 있는 모습. ⓒ 한국GM


한국GM은 현재 국내에서 △말리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스파크만을 생산 중인데, 트레일블레이저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들의 생산중단이 사실상 확실시 되고 있다. 

단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트랙스와 말리부의 부평공장 생산 일정은 2022년 7~8월까지로 정해져있는 상황이며, 창원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경차 스파크도 내년 하반기 중으로 생산이 중단돼 단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GM은 "부평2공장을 두고 노사 간 입장의 격차가 존재하고 있지만, 신차 유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조합원들 불안감을 해소해야한다는 노조의 입장은 존중하지만, 생산 기한의 연장 시기를 (제시안에) 명시하는 것은 다소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역시 지난 14차 교섭에서 "부평2공장이 지니는 민감성을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수요 전망을 고려해 연장생산을 검토하겠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미지수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어렵게 마련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한국GM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가동을 멈춘 한국GM 부평공장 모습. ⓒ 연합뉴스


지난해에도 4개월의 진통 및 24차례 교섭 끝에 한국GM 노사가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됐고, 그 과정에서 노조의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로 2만5000대 정도의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어서다. 더불어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반기 6만대의 생산손실을 보기도 했다.

올해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한국GM은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누적된 적자금액만 5조원을 넘어섰다. 또 차량용 반도체 재고부족에서 촉발된 공장 셧다운으로 상반기에만 8만대 이상의 생산손실이 예상되고, 흑자전환도 불투명해졌다.

업계는 노조가 더 나은 2차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기 위해 파업을 무기로 삼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사업장에 대한 글로벌 제너럴모터스(이하 GM)의 시각이 부정적, 회의적으로 더욱 굳혀지고 있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극심한 갈등 끝에 나온 잠정합의안이 부결돼 찬물이 끼얹어졌는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노사가 임금 인상과 공장폐쇄와 인력 구조조정 우려 등을 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GM 시각에서 한국GM은 노사관계 리스크가 굉장히 큰데, 한국GM 현 상황은 우려스러운 수준을 넘었다"라며 "찬반투표가 부결되면서 GM의 투자계획을 철회하게 만드는 것을 넘어, 탄탄한 수출 기지로 자리 잡은 지위마저 보장해 줄지 미지수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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