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경근 현대중공업 노조 지부장이 6일 오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턴오버 크레인에 올라 시위하고 있다. 노조는 2019년과 2020년 2년 치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부진해지자 이날 전면 파업하고 크레인을 점거했다. ⓒ 현대중공업 노조
[프라임경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최근 2년치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부진하자 전면 파업과 크레인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후 약 1시간 뒤 울산 본사 내 판넬공장 앞 40m 높이 턴오버 크레인(선박 구조물을 뒤집는 크레인)에 조경근 노조지부장과 노조 간부 등 2명이 올라가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크레인으로 오르는 계단 앞에선 조합원 수백명이 집회 중이다. 파업은 오는 9일까지 예정돼 있다.
앞서 노조는 잠정합의안이 두 차례(2019·2020) 부결된 이후 기본급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사측은 경영여건상 노조 요구를 수용할 여력이 없는데다, 사전 공감대 없는 교섭 재개는 의미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달 22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전면 파업을 결정,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생산 일정 차질로 손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사측이 교섭을 마무리할 자세를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추가로 제시할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9년 5월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당시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를 위한 물적분할(법인분할)을 놓고 노사가 마찰하면서 교섭 장기화 조짐을 보였다.
더욱이 노조의 분할 반대 투쟁 과정 중 사측의 파업 징계자 처리 문제, 손해배상소송 등까지 불거지면서 노사 갈등은 심화됐다.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교섭까지 통합해서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이에 따라 교섭은 2년 2개월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올해 임금협상까지 합하면 사상 처음으로 3년 치 통합 교섭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