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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진이 어렵다'는 암환자, 부산에 한 종합병원서 수술 화제

박광민 온종합병원 센터장, 혈관합병 절제 동반한 휘플수술로 종양 제거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6.21 12:24:13

박광민 센터장과 의료진들이 암환자의 종양제거 수술을 하고 있다. ⓒ 부산 온종합병원

[프라임경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미국의 의료진들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포기한 30대 재미동포 암환자가 부산에서 수술을 받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반병실에서 치료 중인 L씨는 조직검사 결과, 암세포가 완전히 절제된 것으로 확인돼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술로 한국의료의 우수성을 입증하게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온종합병원은 소화기암수술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이 지난 9일 10시간여 동안 유문부 보존 췌두부십이지장 절제술(PPPD : Pylorus Preserving Pancreatico Duodenectomy)로, 간문종양이 담도, 간문맥, 간동맥을 감싸고 있어 완전 절제가 불가능한 30대 재미동포 L씨의 췌장의 머리, 십이지장, 소장의 일부, 총담관과 담낭을 절제하는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L씨의 진단명은 '상횡결장 암, 림프전이 간 및 간내 담관의 2차성 악성 신생물, 골 및 골수의 2차성 악성 신생물'이었다. 그는 미국에서 생활하던 중 지난 2017년 11월께 우측 상행 결장암(병기 T3N1)으로 대장 대부분을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 등을 했으나, 간 등으로 전이되는 바람에 미국 의료진이 2차 절제술을 시행했다. 이후 추적관찰 중 암이 또 다시 담도 및 복부, 임파선에 재발해 간문맥이 완전히 막혀버렸다. L씨는 2020년 3월 미국 워싱턴 의과대학병원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서라도 공격적으로 3차 수술로 암을 제거하려 했으나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통해 기대만큼 종양을 줄이지 못한데다 개복 후 혈관 재건이 어렵다는 집도의사의 의견으로 중도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재미교포인 L씨 남편은 미국 내 3개 대형병원에 L씨 수술 여부를 문의했고, 현재 환자의 상태로는 수술 불가능 하다는 답변을 들었으나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세계적인 인터넷검색 엔진회사에 다니는 L씨 남편은 수술 관련 뉴스들을 검색하던 중 여러 차례 수술 불가능한 환자에게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 냈다는 내용을 접하고는 2021년 4월26일 새벽 1시(한국시간) 팩스를 통해 아내의 수술 가능여부를 온종합병원 고객지원센터에 타진했다. 아내의 병력과 미국 위싱턴 대학병원의 주치의의 간단한 소견서 등 A4 여섯 장 분량을 팩스 전송한 이후 병원 측과 서로 의견을 교환했고, L씨 모친 등이 부산에까지 와서 박광민 센터장과 상담 끝에 한국으로 귀국해서 수술받기로 결심했다.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 L씨는 2주간의 자가격리 조치를 끝내고 지난 5월28일 온종합병원에 입원했다. 박광민센터장은 사전에 식이치료 등을 통해 최상의 수술조건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박 센터장은 췌장 머리부분과 우 간동맥 및 간문맥을 미리 절제하는 등 공격적으로 수술했고, 이번이 4번째 시행한 사례였다. 수술 후 L씨의 조직검사 결과 전이성 담도암이 아닌, 이중 원발성암(double primary)으로 드러났고, 침윤된 간문맥과 우 간동맥을 절제하고 간문맥을 인조혈관으로 재건함으로써 암세포를 완전 절제해내는 데 성공했음을 확인했다.

박 센터장은 "수술 자체도 10시간이나 걸릴 만큼 어려운 데다, 의사인 나만 믿고 태평양을 건너온 환자와 두 자녀, 남편을 생각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살려고 하는 환자의 의지가 강한데다 가족들의 끈끈한 연대감까지 더해져서 환자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민 부산 온종합병원 소화기암수술센터 센터장. ⓒ 온종합병원

그러면서 "향후 두 종류의 원발암인 대장암과 담도암 재발에 대한 추적검사를 동시에 시행해야 해서 여전히 어려운 과장이 남아 있지만 최선을 다해 L씨를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L씨는 앞으로 항암치료와 함께 대사 항암치료를 체계적으로서 받을 예정이다. 

부산 출신에 박 센터장은 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를 역임했다. 최근 25㎝ 거대 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4번의 재발과 수술로 17년간 생존하고 있는 자신이 맡은 60대 환자의 임상사례를 대한외과학회 등에 보고할 계획이다.

김동헌 병원장(전 대한외과학회 회장)은 "앞으로 L씨처럼 한국에서 암 등을 치료 받으려는 선진국 환자들의 입국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코로나가 종식되면 의료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외국인 암환자 등 중증 질환자들을 적극 유치하려면 민관이 협력해서 대규모 암 치료·요양시설 등 의료 인프라 구축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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