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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동자, 얼마나 죽어야 바뀝니까" 물류센터 노조 출범

7일 출범 기자회견 "우린 기계 아닌 사람…일하다 죽는 걱정 없길"

이수영 기자 | lsy2@newsprime.co.kr | 2021.06.07 16:35:55

쿠팡물류센터 노동조합이 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프라임경제] "쿠팡 성장 배경에는 살인적인 노동강도 속에서 다치고 죽어가며 일한 노동자들이 있었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위해 노동조합을 꾸렸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7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하다 죽지 않는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원한다"며 쿠팡물류센터노동조합 출범을 선포했다.

노조는 쿠팡의 빠른 성장의 이면에는 과로사 등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사측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설립 계기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쿠팡 물류센터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현재까지 6명의 노동자가 일하다 사망했고, 산재가 인정된 건은 무려 758건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쿠팡의 일관된 무책임 속에 더 이상 동료를 잃고 싶지 않다"며 "하루를 일해도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쿠팡 물류센터 전경. ⓒ 쿠팡


쿠팡물류센터노조는 쿠팡 측에 2시간마다 20분의 유급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물류센터 내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 문제를 근절할 것을 요구했다. 또 센터별로 차이가 나는 기본급을 표준화하고, 노동자 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임금' 도입을 촉구했다.

노조는 "우리는 로켓이 아니다. 쉴 때는 확실하게 쉬어야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라며 "쿠팡은 휴게 시간을 보장하고 부족한 휴게공간도 확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한 기계가 아닌 인간으로서 대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사측이 노동자 동의 없이 스케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고, 셔틀버스를 제공하지 않아 연장노동을 강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이들은 물류센터 내 빈번히 발생하는 괴롭힘이나 성희롱 등 문제도 해결하기를 바랬다.

권영국 쿠팡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이번 노조 설립은 그저 하나의 단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쿠팡의 로켓배송에 로켓속도로 소진되고 있는 비정규직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인간선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물류센터에서는 피가 돌고 있는 사람이 노동을 하고 있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소비를 위해서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도 함께 보호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쿠팡은 올해 3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약 11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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