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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장군 '미친 선풍기값' 혈세 물 쓰듯…'대 당 1000만원, 10개 1억' 편성

옥외 정자에 설치, 당초 150만원에서 수직상승…시계 150만원, 표지석 5000만원, 해당부서 '무대응' 일관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2.16 08:23:53

부산 기장군청 전경. ⓒ 기장군

[프라임경제] 3선 오규석 군수가 이끄는 기장군의 혈세 낭비가 도마에 올랐다. 장기 집권해 온 오 군수가 임기 1년여를 남겨 두고 "선심성 치적 쌓기에 매몰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기장군은 2018년 12월17일에 개최된 제254회 정기회의 때 관내 정자쉼터에 ' 선풍기 20대'와 정관읍 입구 '안내석' 설치 비용을 예산심의 안건으로 제출했다. 그런데 군 산림공원과장이 올린 선풍기 대당 가격이 무려 150만원으로 합계 3000만원을 써 냈다. 또 전자시계가 대당 150만원, 정관읍 표지석 비용은 자그마치 5000만원을 책정했다.

상식적인 수준을 넘어 선 가격에 놀란 김대군 기장군의원은 "에어컨이 아니고 우리가 아는 그 선풍기가 맞느냐?"고 묻자, 예산심의에 참석한 실무자인 산림공원과장은 "그 선풍기가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우리 가정 거실에 30평형 에어컨을 설치하는데 100만원이다. 또 공원정자에 150만원짜리 전자시계를 놓겠다는데 그런 시계가 어디 있느냐"고 추궁하자, 과장은 "선풍기 설치에 산업용(전기)를 끌어다 써야해 그 정도 비용이 든다. (그리고) 전자시계에 온도 올라가는 게 보이는 온도계도 달려있고, 이 역시 전기를 당겨 와야 되는데 그 부분이 포함 돼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사방이 뚫린 정자에다가 선풍기를 놓겠다는 발상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통상 가정에서 쓰는 선풍기 대당가격은 10만원을 채 넘지 않는다. 전자시계도 마찬가지다. 금액도 논란이지만 안전사고의 위험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전기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과다 예산책정도 문제지만 실외에 세워진 정자로 비바람에 빗물이 들이쳐 누전으로 인한 감전 등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관읍 진입로 입구 바윗돌에다 음각으로 글을 새겨 길가에 그냥 세워두는 관문 표지석 설치비용 5000만원도 논란거리다.

맹승자 의원은 "얼마 전 군 행정지원과에서 마을표지석으로 350만원 올라온 걸 부결시켰다. 그런데 5000만원이면 도대체 어느 정도인 가늠조차 안 되는데 도대체 이걸 어디에다가 세워둘 작정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정관읍장은 "장소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 안됐다. 그러나 규격이나 규모는 상당히 크게 예상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지가 입수한 기장군 '정자 선풍기' 설치 추경예산 편성 내용. 10대 설치하는데 비용이 1억원으로 산정 돼 있다. ⓒ 프라임경제

결국 해당사업들은 지난해 말 기장군의회 정기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해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장군은 두 차례나 부결된 해당 안건들을 이번 2월 추경 사업비로 편성해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해 150만원이던 선풍기 대당 가격을 무려 1000만원으로 편성해 올려 잡았다.

우성빈 기장군의원은 "공원 정자에 선풍기를 설치하는 것도 요상한 일인데 10대면 1억"이라며 "기장군 관내 180개 정자에 모두 설치할 시 군비 18억원이나 든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비 오고, 바람 불고, 태풍 치는 자연현상 앞에 1000만 원짜리 선풍기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이냐"며, "이미 군의회가 두 차례나 삭감했음에도 군수 지시 한마디에 재편성한 '묻지마 정자 선풍기 예산'을 반드시 막아 내겠다"며 단단히 벼루고 있다.

한편 사실 확인을 위해 15일 오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산림공원과 과장과의 전화통화를 시도하였으나 담당과장은 회의 및 외근 등을 이유로 연결되지 않았다. 부서원들 역시 "내부적인 사안이라 말해 줄 수 없다"며 무사안일 한 태도로 일관해, 답변을 피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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