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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에 위로 표한 르노삼성, 제동 거는 노조는 고립

경영전략 '르놀루션·서바이벌 플랜' 공유…"경쟁력 강화, 협력사 도움 없이 불가능"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02.10 16:32:35
[프라임경제] 불안한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한 해를 보낸 협력업체들에게 위로를 표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환기적 조치에 협력업체들도 뜻을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르노삼성은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 연구소(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2021 협력사 컨벤션(2021 RSM Supplier Convention)'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 구매 최고 책임자인 베로니크 살랏데포(SARLAT-DEPOTTE Veronique) 의장은 지난 1월 르노 그룹이 발표한 수익성 강화 중심의 새로운 경영전략안 '르놀루션(Renaulution)'의 주요 내용을 협력업체와 공유했다. 

아울러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2020년 르노삼성 실적을 발표하고, 올해 중장기 목표 및 전망과 함께 르노삼성의 '서바이벌 플랜' 시행을 설명했다. 

베로니크 살랏데포 의장은 "올해는 비용개선과 수익창출에 집중하는 시기로, 그 어느 때보다 얼라이언스 내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며 "한국의 협력업체들은 그룹에 기여도가 큰 만큼 르노삼성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힘써준다면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9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 연구소(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2021 협력사 컨벤션이 개최됐다. ⓒ 르노삼성자동차

이어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올해 상반기 XM3(뉴 아르카나) 하이브리드 모델의 유럽시장 출시 계획을 공유하며, 상품 경쟁력과 유럽에서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력업체도 함께 노력해 줄 것을 강조했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르노삼성의 경쟁력 강화는 협력사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르노삼성과 협력업체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조하고 서로 간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르노 그룹과 르노삼성이 협력업체들에게 르놀루션과 서바이벌 플랜 공유하며, 협조 요구한 것을 두고 노조를 압박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르노 그룹과 르노삼성이 다각도로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일일이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는 르노삼성의 '서바이벌 플랜' 시행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희망퇴직. 

르노삼성은 수익성·수출 경쟁력 개선 없이는 르노 그룹으로부터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 개선과 현재의 판매·생산량에 대응하는 고정비·변동비 축소 및 탄력적 운영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명분도 없는 이번 희망퇴직은 현장을 혼란시키고 노사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물량 감소와 판매 저하를 예상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진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심화된 경쟁구도 속 부진을 겪으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까지 맞물린 탓에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로 지난해 르노삼성의 전체 판매대수와 생산물량은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르노 그룹이 르노삼성의 생존을 위해 생산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현재의 위기상황 돌파를 위한 임직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 르노삼성자동차


이에 르노삼성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서바이벌 플랜'을 발표했다.

서바이벌 플랜의 핵심은 △내수시장 수익성 강화 △XM3 수출차량 원가경쟁력 강화·안정적 공급 통해 유럽시장에서의 성공, 부산공장 생산경쟁력 입증 △르노삼성 전체 임원 40% 감소, 남은 임원에 대한 20% 임금 삭감,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퇴직 시행이다.

르노삼성의 서바이벌 플랜은 르노 그룹의 비용절감 플랜(르놀루션)에 맞춘 고정비 절감이다.

문제는 르놀루션에서 한국을 라틴 아메리카 및 인도와 함께 수익성을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르노 그룹의 글로벌 공장 19곳 중 부산공장의 생산경쟁력은 2019년 5위에서 2020년 10위로 하락했다. 

또 르노 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공장 제조원가 점수에서 평균에도 크게 못 미치는 17위를 기록한 부산공장을 비용 항목 점수가 가장 저조한 곳 중 하나로 평가했다.

이처럼 한국을 바라보는 르노 그룹의 시선이 곱지 않음에도 노조는 희망퇴직과 임금인상을 두고 르노삼성과 충돌 중이다. 나아가 노조는 또 다시 파업을 무기로 회사를 괴롭히려하고 있다. 

◆르노 그룹의 경고…'부산공장' 생산경쟁력 제고 절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르노 그룹 역시 칼을 빼든 모양새다. 9일 르노 그룹의 제조 및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Jose Vicente de Los Mozos) 부회장은 부산공장에 경고 성격을 띤 메시지를 전달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경쟁력 개선이 시급한 상황임을 지적하며, XM3의 성공적인 유럽 진출을 위해 △최고의 품질 △생산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의 목표 달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부산공장의 서바이벌 플랜이 스스로를 위한 최우선적 생존 계획이라는 것을 명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은 물량의 절반(연간 10만대 정도)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의 수탁생산 계약이 끝나면서, 수출 절벽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XM3가 선적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아직 유럽 수출물량이 로그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닛산 로그가 한창 생산되던 때의 부산공장 경쟁력은 1~2위를 다퉜지만, 로그 생산 중단 이후에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멈춰있는 부산공장의 모습. ⓒ 르노삼성자동차


즉, 결국 원가절감과 납기 준수를 통해 XM3 수출물량을 늘리지 않으면 경쟁력 회복은 불가능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로스 모조스 부회장 발언들이 일종의 경고로 풀이하고 있는 이유는, 그의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해 부산공장이 경쟁력을 상실할 경우 생산물량 감축 등을 통해 사실상 한국을 떠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다.

실제로 그는 "부산공장은 공장 제조원가는 유럽공장의 두 배이고, 여기에 운송비까지 추가되는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차량을 생산해 유럽으로 전달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은 부산공장 임직원들도 느낄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부산공장은 안정적인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시장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부산공장이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인해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이 자칫 적지 않은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전 세계 각 국가에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르노 그룹이 한국과 함께 수익성 개선 지역으로 언급된 라틴 아메리카 지역 브라질에서 이미 1300여명을 감원하고 신입사원 임금의 20%를 삭감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르노 그룹은 노조와의 임단협 주기도 4년으로 변경했다.

한편, 2021 협력사 컨벤션에서는 지난해 르노삼성의 연구개발과 생산에 큰 기여를 한 우수 협력사에게 시상하는 2020 올해의 협력사 시상식도 진행됐다.

2020 올해의 협력사 시상식에서는 총 5개 부문에서 6개 협력사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구체적으로 상생 협력상(Win-Win Growth)에 디케이오스텍을 비롯해 △부품 부문 성과상(Best Performance–BOP) 한국세큐리트, 핸즈코퍼레이션 △서비스·설비 부문 성과상(Best Performance-NBOP) 태평양관광투어 △연구·개발상(R&D) 동신모텍 △품질상(Quality) 한림인텍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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