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잡음이 끊이질 않는 쌍용자동차(003620)가 단기 법정관리인 P-Plan(Pre-packaged Plan, 이하 P플랜) 회생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함으로써, 조기에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쌍용차는 15분기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와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동시에 접수하고, 새로운 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었지만 난항을 겪고 있다.
더욱이 내부적으로 정한 협상시점이었던 지난달까지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황으로, 현재 법원은 쌍용차의 회생절차 개시를 오는 28일까지 보류해 둔 상태다.
당초 쌍용차는 회생절차 개시 보류기간에 마힌드라 그룹 및 신규 투자자와의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채권자 등 이해관계 조정에 합의해 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취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규 투자자 등과의 협상이 지연되며, 부득이 P플랜 진행을 검토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 금액과 마힌드라의 주주 잔류 여부, 매각 후 쌍용차 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놓고 마힌드라와 신규 투자자로 알려진 HAAH 오토모티브 홀딩스(이하 HAAH)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구조조정 방식의 P플랜은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23조에 규정된 사전계획안 제출 제도를 활용한 것이다.
신규 투자 또는 채무변제 가능성이 있을 때 채권자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 회생절차 개시 전에 사전회생계획안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함으로써, 회생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회생절차 비용 및 시간 등을 절약하고 빠른 기업정상화를 촉진하는 절차다.
쌍용차는 원활한 P플랜 추진을 위해 마힌드라 그룹 및 잠재적 투자자와 P플랜 관련 절차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전회생계획안 등을 마련해 채권자 동의 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쌍용차는 협력사와의 납품 대금 등과 관련한 협의를 조기에 마무리 짓고 제품 개선 모델 출시와 함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통해 판매물량을 늘려 나가고자 한다.
현재 쌍용차는 협력사의 납품거부에 따른 생산부품조달 차질로 지난 3일부터 3일간 평택공장의 가동을 중단 중이다. 지난해 말 법정관리 신청 이후 일부 대기업 부품업체들의 납품 중단으로 공장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쌍용차는 현재 임직원의 급여 일부에 대해 지급 유예를 하는 등 납품 대금의 정상적인 지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쌍용차 협력사들이 관련 자금을 지원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협조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쌍용차의 임금 유예 상황의 주요 요인으로는 판매부족이 꼽힌다. 1월 판매는 전통적인 비수기를 감안하더라도 쌍용차의 경우 당초 계획보다 2000대 가량 부족한 상황. 또 지난달 법정관리 신청 이후 일부 부품업체가 납품을 거부하며 납품 재개 조건으로 어음 대신 현금을 지급해 유동성 자금이 고갈된 상태다.
이에 지난 3일에는 쌍용차 협력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는 물론 300여개 중소협력사, 10만 여명의 고용안정, 20만 여명의 생계를 위해 정부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금융지원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내놓기도 했다. 이들이 약 4개월 동안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비대위는 호소문을 통해 "현재 쌍용차 상황은 정부의 지원과 부품을 공급하는 대기업 및 외투기업의 협조 없이 자력으로 경영정상화를 이루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쌍용차는 회생이냐 파산이냐의 갈림길에 직면해 있고, 정부의 지원을 통한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만이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열쇠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쌍용차 문제로 협력사와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을 포함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 매우 송구스럽다"며 "그동안 이어온 상생의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당면한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기 위해 관련 이해관계자와의 협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일각에서는 늦어지는 매각협상 탓에 쌍용차가 결국 법정관리를 밟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법정관리를 막을 수 있는데, 당초 쌍용차의 매각협상 데드라인이 지난 것은 물론 매각협상 체결과 자금 납입, 산업은행 지원, 각종 행정절차 등을 오는 28일까지 마무리 짓기에는 다소 시간이 촉박해서다.
더불어 쌍용차는 지난해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1~3분기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상태로, 4분기마저 감사의견 거절을 받게 되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다.
법정관리를 막아야 하는 쌍용차와 산업은행으로써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산업은행은 쌍용차의 P플랜 진행과 관련해 잠재적 투자자의 구체적인 회생계획안이나 사업계획 없이는 자금지원이 힘들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잠재적 투자자와 마힌드라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더 이상 투자유치협의회를 통한 추가협상 진행은 어려운 상황에서, 대주주가 있는 사기업에 정부가 개입할 명분도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HAAH는 P플랜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즉, 산업은행은 P플랜의 경우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인데 잠재적 투자자가 의사결정을 하지 않는 한 자신들이 금융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산업은행에 따르면 HAAH는 2억5000만달러 규모의 유상증자를 전제로 산업은행에 이와 비슷한 규모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했지만, HAAH는 관련 자금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증빙 서류 등을 제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