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한 '박근혜대통령 즉각 퇴진 탈핵릴레이'에 당시 이언주 의원이 나와서 1시간 여에 걸쳐서 탄핵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캡쳐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발언이 나오자 이언주 예비후보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좌고우면하지 말고 두 전직 대통령을 신속히 사면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적으로 환영한다. 이 대표의 발언에는 계산이 깔려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사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정치 공학적 계산 없이 신속하게 이명박, 박근혜 두 전 대통령의 사면을 단행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며 "전직 대통령에 대해 가혹한 수사를 하고 수십년의 중형을 선고해 감옥에 가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법리 문제를 떠나 정치적 비극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막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라도 즉각 사면하는 것이 옳다"며 거듭 강조하고, "두 전직 대통령에게 적용된 잣대대로라면 문 대통령 역시 결코 무사하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 예비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과거 민주당 의원시절에 자신이 했던 발언과는 판이하게 달라서 보는 이들을 어리둥절케 한다. 그는 당시 '최순실 게이트'거 터져 박 전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을 때 그 누구보다 최전방에 나서서 탄핵을 이끌던 장본인이었다는 사실을 정치권인사들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이언주 의원의 발언을 살펴본다. 2016년 11월12일 본인의 SNS에 "박 대통령이 사태의 근원인데 스스로 안 내려오면 억지로 끌어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합법적으로 끌어내릴 수 있는 방법은 국회의 탄핵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당(민주)에서 최소한 탄핵을 위한 준비 정도는 다음 주에 착수해야 한다. 정족수, 헌재 보수성을 걱정하지만 국민이 광장에 나와 외치는데 그런 걱정하며 국회가 국민만 바라봐서야 되겠습니까?"라며 "새누리당이 반대하면 하는 대로 헌재가 미적거리면 그것대로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한다"면서 당에 탄핵을 서둘라고 촉구했다.
이 당시만 해도 민주당분위기는 탄핵보다는 2선 후퇴 또는 자진사퇴(하야)정도로 청와대를 압박하는 수준이었다. 당시 당대표였던 문 대통령이 11월20일 "박 대통령이 결단하면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에 비추어 보면, 이 의원(예비후보)은 민주당 내에서도 초기부터 탄핵을 주장했던 셈이다.
또 이 예비후보는 2016년 11월 23일 창원 촛불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희 아버지가 사업을 하다 망해서, 그때 500만원을 못 갚아 구속된 적이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엄청난 비리를 저질러 놓고도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다.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국회가 탄핵을 해서 죄목 하나하나를 짚어야 한다. 헌법 위반을 적시하고, 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 추호의 동정심도 가져서는 안 된다. 국회가 잘못된 판단을 한다면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며 "헌법재판소도 걱정하지 말라. 기각하면 국민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인이 이념이 달라서 전향하는 것은 개인에 뜻이니 논할 바가 못 된다. 당적을 옮기는 것도 스스로가 결정할 부분이다. 또한 표를 먹고사는 정치인이 시대정신과 시류에 편승해서 다소 과격한 표현을 할 수도 있다.
때로는 의견을 바꾸는 것도 용기다. 다만, 중차대한 시기에 거대한 도시의 운명을 이끄는 지도자감으로 너무 롤러코스터 같은 인물이 적합한지 또 다른 비판은 제기될 수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