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났다.
이런 가운데 국내 자동차시장은 오히려 성장세를 그리며 반전된 모습을 보였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다소 어수선했지만,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수입자동차 브랜드들까지 호황을 누렸을 정도로 국내 자동차시장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 완성차 브랜드 5개사의 국내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1% 증가했다. 수입차 판매량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이하 KAIDA)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수입브랜드들은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13.4% 증가한 24만3440대를 판매했다.
업계는 코로나19라는 복병에도 국내 수입차시장이 커진 이유로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와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며, 자동차가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강조된 것이 크게 작용됐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많은 수입브랜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들의 여가시간 증가 및 보복소비 현상에 편승하기 위해 신차 출시 러시(Rush)는 물론,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했다.
코로나 팬데믹에도 수입차 판매가 고속질주를 하다 보니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 2018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 판매실적(26만705대)을 경신할 것으로까지 전망되고 있다. 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브랜드별로 극명한 온도 차이를 보이고 있어, 2020년 완성되고 있는 수입브랜드들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올해 수입차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아직 12월 판매량이 남았음에도 1년 판매량을 기준으로 1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1만대 클럽'에 무려 7개 브랜드가 가입됐다. 지난해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BMW △렉서스 3곳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올해 수입차시장이 상당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음을 반증한다.
구체적으로 올해 1만대 클럽에 가입한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쉐보레 △MINI까지 총 7곳이다.
◆日 불매운동 여전, 11월까지 수입차시장 점유율 7.5%
이런 가운데 그동안 친환경 모델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로 거침없이 전진하던 일본 브랜드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높은 연비는 물론, 친환경성까지 갖춘 하이브리드 모델을 다수 보유하면서 독일 브랜드를 위협하던 일본 브랜드들이었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에서 촉발한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여전히 자신들을 강타하고 있어서다.

지난 5월 한국닛산은 2020년 12월 말 부로 한국시장에서 닛산 및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 한국닛산
그 결과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20%을 넘어서기도 했던 일본 브랜드들의 점유율은 올해 1~11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4.7% 감소한 7.5%(1만8250대)로 뚝 떨어졌다. 이는 2011년(1만8936대)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에는 일본 브랜드들이 국내 수입차시장 진출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본 브랜드는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총 5개.
이 중 올해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에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도 있다. 2004년 국내시장에 진출한 한국닛산은 지난 5월 "12월 말 부로 한국시장에서 닛산과 인피니티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황과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으로 흘러간 불매운동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판매량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였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일본 브랜드별 판매량은 다음과 같다. 렉서스가 전년 대비 18.9% 감소한 7572대를 판매하며 나름 선방했고 △토요타 5444대(-41.4%) △혼다 2791대(-63.8%) △인피니티 578대 (-69.0%) △닛산 1865대(-31.6%)를 기록했다.

렉서스의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세단 ES 300h는 2020 컨슈머 인사이트 소비자체험평가에서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불황에도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 렉서스 코리아
혼다의 부진은 신차 부진과 경영진의 소극적인 대응전략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렉서스와 토요타의 경우에는 디젤시장 몰락과 하이브리드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다른 브랜드 대비 많은 재미를 봤던 만큼 적지 않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렉서스와 토요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토요타·렉서스가 일본자동차를 상징하는 혹은 대표하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었기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집중 불매 대상이 됐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스웨덴 자존심, 성장배경 '프리미엄 제품·고객지향적 서비스'
이처럼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일본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얼어붙자 독일과 미국 브랜드들이 그 자리를 메웠다.
동시에 유일한 스웨덴 브랜드인 볼보 역시 잇따른 신차 출시와 공격적 마케팅 전략, 고객만족도 향상 및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집중해 소비자를 공략하면서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볼보의 성장배경으로는 프리미엄 제품과 고객지향적인 서비스가 꼽힌다. 실제로 볼보는 최근 자동차 전문 리서치 회사 컨슈머 인사이트의 2020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829점을 획득해 서비스 만족도(CSI) 부문 유럽 브랜드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제품에 의존한 판매 전략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데 집중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전 모델에 새로운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도입했다. 그 중심에는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표준 파워트레인 'B 엔진'이 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질적 성장을 목표로 서비스 부문에 대한 다양한 투자와 활동들을 이어간 덕분에 볼보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지난 1~11월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한 1만1446대를 판매하며 1만대 클럽에도 가입했다.
아울러 11월까지의 국내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4.7%인 가운데, 올해 처음으로 볼보는 수입차시장 점유율 5% 달성과 함께 톱5 자리도 꿰찰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볼보는 쉐보레 보다 30대 더 판매해 4위를 달리고 있다.
더불어 볼보는 친환경 파워트레인인 B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내놓고 시장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내 수입차시장에서는 고가 수입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전체 수입차 판매의 약 16%가 고급차일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올해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은 나란히 한국시장 진출 이후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KAIDA에 따르면 포르쉐는 1~11월 7082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85.7% 성장한 모습을 보였고, 람보르기니는 같은 기간 281대로 지난해보다 81.3% 성장한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또 벤틀리 역시 올해 누적판매량은 253대로, 전년 대비 무려 114.4%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