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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동차결산⑥] 알맹이 빠진 교섭 마무리 한국GM 노사, 위기는 여전

떨어진 GM 신뢰회복 급선무…"경영정상화 계획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0.12.21 17:17:04
[프라임경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났다. 이런 가운데 2020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성적표가 완성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어수선했지만,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다소 작은 호황을 누렸다. 수출 관점에서 글로벌 자동차시장은 여전히 불경기였지만, 내수시장에서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이는 반전된 모습이었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증가했다.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홈그라운드인 내수시장이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루로 남았던 만큼,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비롯해 신차 출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했기 때문이다.

쉐보레 CI. ⓒ 한국GM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가 안전한 이동수단으로 강조됐고, 코로나19로 인한 여가시간의 증가 및 보복소비 현상 등도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버팀목이 됐다.

내수시장을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기도 했다.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발자취를 정리해봤다.

◆'부평2공장 신차 물량 배정' 또다시 원흉 가능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커져가는 다양한 부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위협받고 있는 한국GM은 지난 18일 앞서 노사가 도출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대한 두 번째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최종 가결됐다. 

그동안 한국GM 노사는 지난 7월22일 첫 상견례 이후 이달 10일까지 총 26차례의 교섭을 가졌고, 이 과정에서 한국GM은 적지 않은 진통에 시달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상반기 6만대의 생산손실을 빚었는데,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의 연이은 부분파업과 잔업·특근 거부로 하반기에도 한국GM은 2만5000대 정도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그나마 수출은 7월 이후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는 모습이었지만, 이 마저도 노조의 무리한 행보 탓에 11월 수출은 전월 대비 무려 53.7% 뒷걸음질 쳤다.

두 번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한국GM 노사는 일정 부분 합의했다. 사측이 노조원에 대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취하한다는 내용이 추가됐고, 임직원 차량구입 할인혜택을 현행 15~21%에서 17~23%로 상향키로 했다.

한국GM의 부평공장 모습. ⓒ 연합뉴스


또 기존 잠정안에 들어있던 일시금·성과급(300만원)과 코로나 위기극복 특별격려금(100만원) 총 400만원 지급 등의 내용들은 그대로 유지됐으며, 내년 1분기 지급하기로 했던 특별격려금을 임단협 합의 후 즉시 지급하기로 했다. 더불어 조립라인 수당 인상은 내년 3월1일 적용에서 즉시 적용하는 것으로 바뀌는 등 지급시기를 다소 앞당겼다.

이외에도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컸던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은 이번 합의안에서 제외됐다.

올해 한국GM 임단협에서는 노조 내 실리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투쟁을 외치는 강경파 사이에서 의견충돌이 격화되는 등 적지 않은 노노갈등도 촉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GM 노사가 한 발짝씩 물러나던 상황에서, 강경파가 추가 요구사항을 꺼내면서 임단협 협상이 무산되기도 했다. 

문제는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번 2020년 임단협에서 핵심 쟁점 요소 중 하나로 꼽혔던 부평2공장 신차 물량 배정 등의 요구는 결국 해소하지 못했다. 

현재 부평2공장은 단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의 생산 일정이 2022년 7월까지로 정해져있고, 두 차종의 단종 시 추가생산 계획은 없다. 강경파의 일부 조합원들은 공장폐쇄 및 인력 구조조정 우려 등을 이유로 신차 배정을 통한 일감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져 왔다.

한국GM 노사가 21일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 올해 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사진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오른쪽),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가운데),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왼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한국GM


다행히 이번 2020년 임단협에서는 현재 생산하는 차종의 생산일정에 대해서 시장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하기로 하는 등의 절충안으로 합의됐지만, 해당 쟁점은 결국 2021년 임단협의 발목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부평2공장 신차 배정은 한국GM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글로벌 제너럴모터스(이하 GM) 손에 달려있는 문제로 한국GM이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요구를 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노사관계를 유지하는 한 (생산 물량을 요구할 수 있는) 명분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내년이면 트랙스와 말리부 생산 일정의 마무리가 더욱 가까워지는데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양보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더욱 물러서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노사의 의견출동도 문제지만, 노조의 반복되는 파업을 바라보는 GM의 시선이 갈수록 더욱 부정적이고 회의적으로 굳혀지고 있는 만큼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GM이 GM의 사업장을 통틀어 파업을 벌인 유일한 사업장이도 하며, GM 시각에서 한국GM은 노사관계 리스크가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GM 노조의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등 임단협 때마다 GM에 극심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GM의 존립 자체가 위협 받는 상황으로 번지는 등 우려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

앞서 지난달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로이터 통신에 "한국GM 노조는 생산물량을 인질로 잡아 재정적 타격을 주고 있고, 이는 본사가 한국GM에 추가 투자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라며 "(한국GM 노조의 행동이) 한국을 경쟁력 없는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수 주 내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다"라며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있음을 내비쳤다.

한편, 한국GM 노사는 21일 인천 부평 본사에서 '2020년 임단협 조인식'을 개최하고 올해 노사교섭을 최종 마무리 지었다. 이날 조인식에는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과 권수정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위원장, 김성갑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여해 합의서에 서명했다.

한국GM은 "노사 간 2020년 임단협을 연내 최종 마무리한 만큼, 회사의 장기 지속성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위해 2021년 새해에도 경영정상화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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