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로나19 여파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의 큰 이슈들 중 하나는 임금협상입니다. 일부 브랜드들은 여전히 매듭을 짓지 못하고 난항을 겪고 있죠.
언제나 그랬듯 회사와의 임금협상에서 자신들의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을 때면, 노동조합은 회사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게 파업카드를 꺼내들곤 하는데요. 올해도 불안한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곳들은 결국 노조가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의 수위를 높여나갔습니다
사실 노조를 향한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도껏 해야지"라는 비판이 그 어느 때보다 거셉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고, 동시에 큰 타격을 입으며 체력이 바닥난 상황입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행보가 유독 생산성 개선 노력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자신들의 이득만을 챙기려는 것처럼 보이고 있기 때문이데요.

지난 2010년 12월4일 오후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를 지원하는 집회가 현대차 울산공장 앞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10년 전 오늘은 어땠을까요. 임금협상 이슈가 아니긴 했지만, 역시나 갈등은 있었습니다. 10년 전 오늘인 2010년 12월9일 이슈의 주인공은 현대차였는데요.
당시 헤드라인들을 살펴보면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투쟁 의미 있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조 울산1공장 점거 해제 △현대차 노조 파업 찬반투표, 개표 14일로 유보 등이 있었습니다. 현대차와 비정규직 노조가 '전원 정규직 전환'을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였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현대차 사내하청(비정규직) 노조는 2010년 12월9일 현대차 울산공장 1공장을 점거한 지 25일 만에 점거를 해제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대차는 25일간 2만7974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생산차질에 따른 피해금액은 3147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또 14일로 유보됐던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찬성이 20.4%에 그쳐 부결됐습니다. 2010년 기준으로 찬성률 20.4%는 앞서 24년 노조 역사상 파업 찬반 투표율로는 가장 낮은 수치였다고 합니다.
해당 문제는 2010년 대법원 판결 이후 현대차 생산 공정에 참여한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대부분은 직접 고용 대상으로 인정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대법원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기아차 광주공장 1공장에서 7시에 출근한 1조 근무자들이 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11시가 조금 넘어서 퇴근하고 있는 모습. 당시 기아차 노조는 교섭 끝에 결렬을 선언하고, 4시간씩 단축 근무하는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 연합뉴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노조 갈등으로 브랜드의 생산 및 수출에 찬물이 끼얹어진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기아차와 한국GM입니다.
오히려 현대차는 이들과 달리 11년 만에 임금동결, 2년 연속 무파업이라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현대차 임금동결은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와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역대 세 번째였고, 연속 무분규 합의는 2009~2011년 이후 역대 2번째였죠.
2011년 이후 9년 연속 파업이라는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기아차 노조는 현재 사측과 '30분 잔업 보장'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잔업이 사라져 현대차 생산직 대비 연 200만원을 덜 받게 됐다며, 잔업 30분에 대한 임금 보전을 중요 안건으로 삼고 있는 것인데요. 노조는 현대차도 잔업을 복원했으니 기아차도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입니다.
반면, 기아차는 잔업 복원은 실질적 임금인상 요구와 다를 바 없고 잔업결정은 회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한국GM의 경우에는 노조가 임금인상과 부평2공장 신차 생산 물량 배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GM은 현재 생산하는 차종의 생산일정에 대해 시장수요를 고려해 '최대한 연장'한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확실한 대답을 원하고 있는 것이죠.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위기가 들이닥쳤죠. 덕분에 국내 자동차업계 전반에 '공멸' 우려가 확산되기도 했고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글로벌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임시휴업, 사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생산라인 일시 가동 중지, 연쇄 부분파업 여파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경투쟁 대명사처럼 불리던 현대차 노조도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하는 등 2년 연속 무분규 합의에 도달했듯이, 노사 모두가 지금의 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데요.
기아차 노사, 한국GM 노사도 서로의 제시안을 잘 고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사 간 갈등의 고리는 깊어질수록, 파업으로 인한 후유증은 노조원 개개인들이, 회사가 고스란히 떠안았기 때문인데요.
지금은 노조들이 협상을 결렬할 때가 아니라 '파업으로 인해 노조가 얻는 것보다 잃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는 진단을 인지하고 대응해야할 필요가 있는데요.
나아가 10년 후에는 노사를 둘러싼 이슈들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글로벌 신용도 및 신뢰도 상승 △수출 신기록 △상생 노사문화 구축 등 노사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음을 알게 해줄 만큼, 화합이 담긴 긍정적 헤드라인들로 가득해지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