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그동안 국내 택배시장은 전체 배송물량이 늘면서 택배기사 개인이 배송하는 물량도 함께 늘어났다. 아울러 택배기사의 작업강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배송구역의 크기는 배송물량 증가에 따라 역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작은 구역에서 보다 많은 물량을 배송하게 되면서 배송효율이 높아졌고, 동시에 단위 구역당 수입은 증가했다. 이는 현재 국내 택배시장의 추세다.
이런 가운데 CJ대한통운은 28일 택배기사들이 자발적으로 배송시간을 줄이기 위해 집배점과 구두 협의하던 관행을 제도화해 표준계약서에 '물량축소 요청제' 조항을 반영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가 도입되면 택배기사들은 자발적 선택을 통해 배송물량을 줄이는 대신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물량축소 요청제에 따라 택배기사가 집배점에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할 경우 집배점은 인접 구역 등의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택배기사와 합의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택배기사가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하지 않을 경우 물량은 전체 택배시장의 성장에 따라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택배기사 입장에서는 작업시간 증가에 따른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수입을 증가시키고자 할 경우 현재 상황을 유지하면 되고, 반대로 수입이 일부분 줄더라도 배송시간을 줄이고 싶을 경우 배송물량 축소 요청을 하면 된다.
주 52시간 이내에서 정해진 급여만 받고 일하는 일반적인 근로자와 달리 수입과 배송물량을 연동할 수 있는 개인사업자의 특성이 반영된 제도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택배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연평균 수입이 8000만원을 넘어설지도 주목된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2019년의 소속 택배기사 1인당 연수입은 7166만원(월 597만원)이다. 세부적으로 상위 20%의 수입은 1억90만원으로 나타났고 △상위 21~40% 7826만원 △상위 41~60% 6964만원 △상위 61~80% 6185만원 △하위 20%에 해당하는 81~100% 4765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집배점 수수료, 운영비, 제세공과금, 유류비, 식대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순수입은 연평균 5387만원(월 449만원)에 달했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통상 택배기사들의 수입은 배송물량이 증가하면 늘고, 배송물량이 감소하면 줄어드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물량이 크게 늘어난 현재의 택배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지난해에 비해 당연히 수입도 크게 증가했을 것이다"라며 "물량이 20~30% 늘었다면 수입도 20~30% 늘어났다고 보면 정확하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의 올해 연수입이 지난해 7166만원보다 20~30% 높아진 8599만~9316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월단위로 환산하면 717만~776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이 배송시간을 자발적으로 줄일 수 있는 물량축소 요청제를 도입한 것과 관련해 배송시간을 줄이더라도 생계에 문제가 없는 소득수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현장에서만 존재하던 관행을 표준계약서에 도입해 택배기사들에게는 절차에 따라 배송물량 축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집배점장에게는 안정적인 경영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의 발상을 넘어서는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스마트한 택배산업을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 시스템 투자에도 앞장 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