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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은숙 구청장님, 이제 비행기 좀 그만 타세요"

기초단체장 호화 해외연수 '논란', 10개월여 5차례나 '입방아'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0.07.20 15:24:28

[프라임경제] 기초단체장들의 호화 해외연수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특정 지역 정치인이 풀뿌리 민주주의와 별반 상관없는 일에 자꾸 연루돼 입방아에 지나치게 오르내리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로 해외 일정이 올스톱 된 지금, 이 같은 문제적 관행을 차분히 점검하고 앞으로 이런 관행을 단절하도록 수술할 골드타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은 취임 후 2018년 1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10개월여 동안 다섯 차례 해외순방길에 올랐고 이 기간 출장일수가 29일에 달한다. 구청장실을 한 달가량 비운 셈이다.

가까운 아시아권을 넘어 태평양 건너 미주 대륙까지 누비며 글로벌한 일정을 소화했다. △베트남(2018년12월5~8일) △일본(2019년 6월3~6일) △북중미3국(코스타리카·캐나다·미국 2019년 7월7~19일) △베트남(2019년 7월31일~8월4일) △몽골 (2019년 9월13~15일) 등 이었다. 일정은 짧게는 3일, 길게는 13일간의 다소 여유로운 스케줄도 눈에 띈다. 아시아국가인 경우 주로 부산의료관광 유치, 미주3국은 사회적경제 선진사례를 배운다는 명목으로 비행기를 탔다.

참고로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 1년간 해외순방은 9회다. 외교부에 따르면 개별국가에 국빈방문 5차례 뿐이었다. 이 외에는△G20 정상회의 △유엔 총회 △ASEAN+3 / EAS 정상회의 △한·일·중 정상회의 등 다자간 외교 무대이자 정상간의 국제회의로 꼭 참석이 필요한 효율적인 행사였다,

서은숙 부산진구 구청장이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후보 당시 지역유세 현장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인터뷰 하는 모습. ⓒ 프라임경제

서 구청장은 출장길에 주로 비즈니스 항공티켓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다. 일반직원 출장시 사용하는 이코노미석 대비 고비용을 뿌리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호텔은 1인실, 한 끼 밥값도 동행한 직원들과 달랐다. 물론 이에 소요되는 여비는 모두 주민들의 세금이 쓰인다.

부산진구의회 관계자는 "기초단체장이 1인실에 묵는 건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해외출장은 사실 직원들이 고생을 더하는데 이들과 같은 호텔공간에서 머물면서 굳이 비싼 식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주민들이 보았을 때 항공기 비스니스석을 단체장만 이용하는 것이 특혜로 비쳐지기에 충분하지만, 이에 대해 구청장실 관계자는 "구 조례에는 기초단체장 해외순방에 정해진 항공좌석등급이 없다. 따라서 이는 공무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7월초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주최로 떠난 13일간의 북중미3국(코스타리카·캐나다·미국) 순방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경제 및 도시재생 우수사례 벤치마킹 '사회적경제 선진사례를 배운다'는 취지로 협의회에 속한 기초단체장들이 대상이었다. 그러나 당시 부산진구는 협의회에 가입이 안 된 상태로 이번연수와는 하등 관계가 없었다.

기초단체장 1인 1253만원. 이 중에 항공료만 무려 780여만원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비즈니스 이용이었다. 캐나다·뉴욕에서 2박씩 짧은 기간 동안 시청 등 관공서를 견학하고 그곳 인사들과 교우했다는 정도의 학습을 위해 뿌려진 셈이다.

코스타리카에서 5일을 머문 대목도 혈세 낭비라는 부산진구 지역 정가의 비판이 제기된다. 그나마 선진국인 앞의 두 나라와는 달리 인구 510만명의 소국이다.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1만2000달러 수준으로 우리나라 경제와 사회 대비 선진적으로 볼 여지가 적다. 이런 곳에서 선진사례를 배운다는 게 납득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선진시스템을 몸소 체험하고 이를 나라 살림에 지혜를 보태는 게 뭐가 문제냐는 목소리가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기초단체장이 지구 반대편까지 누비고 배울 범위는 이런 경우보다 당연히 작다. 정치인들의 외유가 잠시 끊긴 이번 기회에 국민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을 위해 자성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바뀌어야 할 정치인의 대표 케이스로 서 구청장과 부산진구의 행정 태도가 꼽히고 있다. 지역 망신이지만 뒤늦게라도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하지 않냐는 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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