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15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 기장군 막판 선거 판세에 심상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출신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후보 '약진'이 선거 종반 부각되면서다. 그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시절 열린우리당 후보로 해운대·기장에 출마한 이력을 갖고 있다.
기장군은 그동안 줄곧 보수정당이 총선승리를 가져간 곳으로 윤상직 의원의 지원사격을 받는 미래통합당 정동만 후보가 유리할 것이 예견되던 지역구다. 또한 정 후보 누나의 남편이자 3선 최현돌 전 기장군수 영향력이 여전히 남아있어 조직력에서도 앞선다는 평가였다.
(왼쪽) 최택용 더불어민주당 후보, (오른쪽) 정동만 미래통합당 후보.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하지만 최근 연일 치솟는 대통령 인기에 힘입어 집권여당 최택용 후보의 지지율도 크게 솟구치고 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기장군 지역민심에 정통한 모 인사는 "지난달 29일 보도된 여론조사는 현재 기장 유권자의 표심과는 온도차가 상당해 보인다"며 "특히 최근 후보자간 TV토론회를 통해 최택용 후보의 인물론이 새삼 부각되면서 선거 양상이 박빙으로 치닫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지역인사는 "정동만 후보가 기초·광역의원시절 보여준 초라한 의정성적표가 드러난데 이어 시의원시절에는 대형백화점에 식음료 매장을 오픈해 겸업한 것을 두고 못마땅하게 보는 눈이 많다"고 짚는다.
최근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런 판세 변화를 담은 비공표용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최택용 후보 캠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문 대통령 지지율 '상승' 웃는 최택용...막말파동 '악재' 속끓는 정동만
특히 연일 통합당 후보의 막말 파동이 잇따라 터지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인 지도부간 자중지란에 부동층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이면서 일찌거니 승리를 장담한 정동만 후보에게 악재가 되고 있다. 또 가뜩이나 궁지에 몰린 통합당은 13일 '세월호텐트 막말'로 지각 제명된 차명진 후보로 인해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했다.
올 초만 보더라도 부산은 경제실정 책임을 묻는 비난여론이 강하게 불면서 '문재인 정권 심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동안 발표된 각종여론에서도 미래통합당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을 큰 폭으로 앞서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의 성공적 대처로 문 대통령에 대한 각국 정상들의 찬사가 이번 4.15총선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여기에 정동만 후보가 깜깜이 선거에 편승한 책임도 적다고 할 수 없다. 최택용 후보는 코로나19여파로 인해 유권자와 대면 선거운동이 적절치 않다며, 후보자검증을 위해 방송토론회를 갖자며 수차례에 걸쳐 제안했지만, 정 후보는 선관위가 주최하는 한차례 토론회 말고는 외면해 왔다.
최택용 후보의 빠른 지지율 확장세를 보는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코로나 요정'으로 불리며 전 국민적 관심을 모은 오규석 기장군수가 추진하는 정책들을 쌍수 들고 지지하고 나선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에서다.
최 후보는 앞서 언론 보도자료를 내고 기장군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헌신적이고 영웅적인 노력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현재 추진 중인 군정사업에 힘있는 정부여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임기 2년을 남긴 오 군수가 역점을 두고 진행 중인 △도시철도 정관선 △동남권 방사선의과학 산업단지 △정관 빛물꿈 교육행복타운 △일광신도시 개발 등은 대부분 국·시비가 필요한 사업들로 최후보의 공약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반해 정동만 후보는 전임 최현돌 군수라인으로 대척점에 서있는 탓에 오군수와의 스킨십이 쉽지 않은 처지다. 앞서도 자신의 기호와 이름이 선명한 선거점퍼를 걸친 채, 코로나19 점검차 현장에 나간 오군수와 뒷모습이 나란히 찍힌 사진을 본인의 SNS에 올렸다가 된서리를 맞은 기억이 아직 남아있다.
당시 오군수는 '선거중립 긴급입장문'을 내고 "저의 동의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도 모르게 일방적으로 찍힌 사진임을 명확히 밝힌다"면서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선거판에 나를 이용하지 말라"며 강력히 경고한 바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기장군의 판세가 막판 초박빙으로 바뀐 데는 '정당심판론'에서 '인물론'으로 전환되면서 부터다. 힘 있는 여당후보가 지역 숙원사업을 해결할 수 있다는 최택용 후보측의 주장이 유권자에게 먹히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선거전이 초반보다 혼전 양상으로 변했지만 정동만 후보가 여전히 우세를 보이고 있다는 전망이 많다.
정동만 후보와 마찬가지로 최택용 후보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군수와 관계가 껄끄러웠다. 아쿠아드림파크가 대표적인데 당초 기장군은 30레인 추진했지만 최후보는 군 재정 손실 최소화와 유지관리 비용절감을 위해 22레인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국비 예산을 쥔 행안부가 7개 레인으로 축소를 강권하자, 군 행정부는 국비를 포기하는 대신 최후보의 요구안을 수용하고 의회와 사업비 전액 군비로 진행하기로 지난 3월 합의해 그간 쌓인 앙금을 조금 풀었다.
정동만 후보는 "남은 선거기간동안 기장군민을 위로하고 경제와 안전, 교통과 보육 등 현안에 대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희망을 드리는 데 주력하겠다"며 표심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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