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경지 변호사 파문이 부산 정가를 달구고 있다. 김 변호사는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부산 금정 지역구 후보로 순조롭게 공천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인사에 관련한 투서가 접수되면서 당을 곤혹스럽게 한 상황이다.
김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국제신문' 등을 통해 25일 루머는 사실무근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당을 위한 대승적 결단(자진사퇴)을 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결국 당에서 후보 재지정(김 변호사 배제)를 결정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풀이와, 여러 맥락상 김 변호사를 배제하되 무공천으로 해야 한다는 설 등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후자는 사실상 해당행위 아니냐는 매서운 비판이 불가피하다. 고 김진재씨에 이어 세연씨가 부자 세습 의원 기록을 세운 금정에서 민주당 의원을 배출한다는 것은 단순히 금배지 하나를 따낸다는 실리 뿐만 아니라, '8선 세습'을 깬다는 대승의 의미가 있다. 이런 터에 쉽게 가자거나 김 변호사에 대한 배려론 내지 동정론으로 무공천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얘기인 셈이다.
그렇다고 대안이 없거나 인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박무성 전 국제신문 대표가 이미 예비등록을 하고 표밭을 다진 바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 변호사가 교체 물망에 오른다면 '박 대타'를 띄우는 게 경제적이라는 해석은 그래서 나온다.
다른 '경제적' 이유도 또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미 SNS를 통해 부산 금정구민과 양산시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KTX 노포역 건설'을 총선 공약으로 내거는 등 감각적 정치 떡잎을 자랑했었다. 경제적으로 가려운 구석을 발견하는 눈이 있고 긁어주겠다는 손도 가진 각오가 남다르다는 의견이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박 전 대표는 그 외에도 △부산종합터미널 복합화 사업 △금사공단 연구기지로 재탄생 등에 굵직한 공약들을 이미 지역에 토로한 바 있었다. 이 같은 공약을 바탕으로 자신의 경력과 자질론 등을 민주당 지지자를 중심으로 하는 금정구민에게 적극적으로 전달한다면, 미래통합당(및 그 전신 보수정당들)에서 세워온 '8선 세습'을 충분히 깰 수 있지 않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예비후보 등록 당시의 박무성 전 국제신문 대표이사 모습. ⓒ 박무성 캠프
경제 관련 안목 특히 전국 규모나 글로벌 경제 등 거대담론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지역의 세밀한 경제적 흐름에 대단히 밝고, 그것이 경제 관련 공약 개발로 이어진다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
미통당의 사정과 민주당 내부을 고려할 때, 치열한 4파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후보 경쟁력을 고려하자는 당부가 나오는 이유도 박 전 대표 인물론에 빛을 더한다.
미통당 상황을 보자. 당초, 김종천 영파의료재단 병원장이 경선에서 이긴 부산 금정에 대해선 최고위의 재의 요구가 들어갔고, 결국 25일 새벽 회의를 통해 최고위가 직권으로 이를 취소하는 초강수를 뒀다.
금정이 미통당의 몫이었다는 점 즉 김세연 의원이 지역구로 갖고 있었으나 21대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한 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금 미통당에서 금정을 결코 뺏기지 않겠다는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일처리 방식이다.
김 원장은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과 경쟁했는데, 경선 처리 과정이 문제가 됐다. 백 전 의장만 제외하고 경선을 붙인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대두됐던 것.
하지만 최고위의 이런 시각과 달리, 일부 공관위 관계자의 의견 즉,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에 대해서는 경찰 조사 건으로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하는 시각도 일리가 있는 것. 백 전 의장은 그 자체가 대단히 경쟁력을 가진 지역 정가의 엑기스라서, 이런 당 내부의 시각에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무소속 출마를 결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25일 낮에는 그가 거취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부산 미통당 인사들의 전언도 그래서 나온다.
다시 민주당 문제로 돌아와 맥락을 살펴보자. 김 변호사도 명예를 회복해야 할 급박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금 그의 주변에 떠도는 논란을 진화해야 할 필요가 더 높다. 자신에게 공천장을 주지 않는 식으로 민주당이 결정한다면 그런 수치를 극복하고자 무소속 출마 결행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통당이 내세우는 후보까지 최대 4파전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라서, 싸울아비(무사를 뜻하는 백제말. 일본에 이 단어가 건너가 사무라이가 됐다는 설도 있다)를 세우지 않고서는 웬만해서 민주당이 이기기 어렵다는 암울한 관측이 제기된다. 친정인 국제신문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를 짠돌이 사장 내지 마른 수건도 쥐어짠 선배쯤으로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치열한 기자 정신과 어려운 언론 환경 속에서 회사를 운영해 본 경험 등으로 부산 총선판에 불어닥친 김경지 태풍을 돌파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바로 그 지점에서 피어난다.
김경지 태풍을 뚫고 비행할 전투기 조종사, 박무성이 지금 출격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