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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원 부산진갑 "정근, 왜 삭발을 자기가 해"

두번째 무소속 출마...싸늘한 주변 반응에 '당혹'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0.03.12 17:20:46

[프라임경제] "공관위는 후보등록조차 안한 사람에게 공천장을 주고, 당을 위해 1도 안 한 정근 원장은 눈물 짜며 삭발하고."

이수원 미래통합당 부산진갑 국회의원 예비후보. ⓒ 프라임경제

컷오프 충격에 빠진 이수원 미래통합당 부산진갑 전 당협위원장이 기막히다며 한숨 섞어 내뱉은 하소연이다.

그는 일 년여 지역당협위원장을 맡아 지지층 결집을 통한 무너진 보수재건에 자신의 모든 열정과 노력을 쏟아왔다. 당의 부름에는 망설임 없이 자비로 버스까지 대절해 가며 서울 광화문집회에도 수차례나 상경했다. 오로지 이번 총선출마를 위해 참고 버티며 달려온 시간이다.

그러나 김형오 위원장이 이끄는 통합당 공관위는 그를 포함한 예비후보자들의 경선기회를 빼앗고, 이곳에 서병수 전 시장을 전격 공천했다. 4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김영춘 의원의 상대로 역부족일 것이라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당연히 거센 반발이 일었고 서 전 시장을 포함한 당내경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근 온 병원장이 지난 11일 부산시청 앞에서 진행한  '눈물의 삭발식'이 화제다.

정 원장은 이자리에서 "서병수 전 시장이 부산진구에 낙하산 공천으로 낙점된 것이 과연 상식에 부합하느냐"며 통합당 공관위를 향해 "정치적으로 능욕하고 부산진구의 자존심을 짓밟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사즉생 각오로 이 자리에 섰다"면서 "부산진갑 주민의 뜻을 받들어 21대 총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다"며 눈물의 출사표를 던졌다.

그런데 주변의 반응은 정 원장의 비장함과는 달리 싸늘하기만 하다. "이순신 장군 욕보이지 말라"부터 "머리는 이발소에서 잘라라", "대구에 가서 안철수나 도와라"는 등 그를 향한 비난이 줄을 잇는다.

정 원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보수당 후보로 나섰지만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험이 있고, 또 앞서 지선에서는 오거돈 캠프에서 요직을 맞아 민주당 승리를 도왔던 전력이 있다.

이에 통합당은 직전 당협위원장 이수원이면 몰라도 정체성마저 의심되는 정근 원장이 무엇을 한 게 있어 삭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민주당관계자들 마저 그간에 갈지자 행태를 보여 온 그의 정치이력을 도마에 올리며 "마치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고 거든다.

정근 미래통합당 부산진갑 예비후보가 부산시청 앞에서 삭발식을 열고, 무소속 출마선언 후 눈물을 쏟고 있다. ⓒ 정근 선거사무소

이수원 예비후보  "(허허허) 기가 막힌다. 왜 자기가 삭발을 해, 머리를 자르면 내가 잘라야지"라며 "삭발한 영문을 모르겠다. 모두가 알다시피 정 원장은 2년 전에 민주당 오거돈시장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캠프를 진두지휘했던 인사였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2년 동안 민주당 주변에서 서성이다가 불과 얼마 전에 통합당에 입당하고선, 공천 안준다고 머리를 자른다"며 "과연 이게 양심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인지 되묻고 싶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사천논란을 빚고 있는 이번 공천에 대해 "세상에 뻔뻔한 사람 너무 많다. 밥상은 내가 차렸는데 당을 위해 아무런 한 게 없는 정 원장이 옆에서 숟가락 얹고, 신청도 안한 서 전 시장은 밥상을 통째 들고 가려한다"며 "무법천지가 따로 없다"면서 허탈해 했다. 

이어 공관위 결정에 따를 수 없어 중앙당에 재심청구를 한 상태며, 오늘(12일) 있을 최고위에서 이 문제가 반드시 다뤄지길 강력히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9일 서 전 시장이 이 후보를 따로 찾았다. 이 자리에서 서 전 시장은 "보수재건에 힘을 모아달라. 내 뒤를 잇도록 돕겠다"며 협조를 구했다. 이에 이 후보는 떳떳하게 자신과의 경선에 나서라면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단칼에 거절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서·이 원팀'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수원 후보는 최근(11일) 기자와 통화에서 "중앙당 재심청구 결과를 보고난 뒤 지지자들의 뜻에 따라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 아니면 선당후사 차원에서 도울지를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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