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부산시 공무원들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2일 알려져 뒤늦게 감동을 주고 있다.
부산은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으나 환자 유입으로 방역과 역학조사 등에 치열한 대결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오 시장은 특히 일찍이 청정지역이던 때부터 비상대응을 강조, 지역 공무원들에게 원성을 들어왔다.
오 시장은 편지에서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시장 오거돈입니다. 많이 힘드시지요? 코로나19 사태로 일도 힘들고, 무엇보다 시민 모두와 마찬가지로 일상생활 자체가 두렵고 힘든 줄 압니다"라고 다독였다.
아울러 "함께 힘을 모으고 있으니 상황은 점차 진정되리라 믿습니다. 오늘도 힘냅시다"라고 위로했다.
다만 그는 "몇 가지만 당부드리고자 글을 씁니다"라면서 행여나 헤이해 질 수 있는 공무원들을 적극 다잡았다.
오 시장은 "먼저, 기본을 지키기 위한 노력입니다. 코로나19사태가 우리의 삶을 전반적으로 바꿔버렸습니다. 사람들과 접촉하는 방식이나 일을 하는 방식, 손을 씻는 작은 습관까지도 이전과 다릅니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동참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합니다"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도 잘하고 있겠지만, 직원 여러분들이 먼저 나서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시민들께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기 바랍니다. 공직이라는 것이 어려울 때일수록 더 큰 책임이 주어지는 자리입니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기꺼이 노력해 주십시오"라고 편지에 적었다.
또 "다음은 일나누기 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긴급회의들이 개최되고, 중앙정부의 각종 지시사항과 무엇보다 시민들의 다급한 요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상황에 맞는 대응책도 끊임없이 수립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관련 담당부서들은 죽을 맛입니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주말 반납은 말할 것도 없고, 새벽부터 밤까지, 때론 밤을 낮같이 밝히며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사태는 특정부서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닙니다. 긴급재난상황으로 우리시 모두의 일입니다. 시설 순찰이나 각종 민원처리 등에 직원 여러분들 모두가 나서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여전히 따끔한 비판도 있지만, 나름 부산시가 잘하고 있다는 격려를 많이 받습니다. 직원 여러분들 덕분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라고 직원들을 다독였다.
흔히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연예인의 행동을 '조련한다'고 한다. 오 시장의 이번 편지는 직원들을 질책하는 듯, 달래는 듯, 칭찬하는 듯, 일을 더 맡기는 듯 혼란스럽게 한다는 점에서 공무원 조련의 최고봉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한 주사보는 "거의 기름을 짜는 수준의 압박"이라고 오 시장의 편지 전반을 저평가하면서도 "그래도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지고, 악수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더욱 서로에 대한 격려와 애정을 표하기 어렵습니다. 마음은 어느때 보다 더 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잘 이겨냅시다. 무엇보다 꼭 건강합시다'라는 끝맺음은 참 뭉클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