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이 각자도생하기 바빴던 한 해 2019년. 그들의 2019년 성적표가 완성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커져가는 정치·경제적인 위협 요인들로 인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수요는 정체 내지는 둔화됐다.
구체적으로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내수침체를 포함한 수출 부진, 노동조합과의 갈등 등 암울하고 어려운 환경들이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탓에 브랜드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위협 받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은 판매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동시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막이자 유일한 보루인 내수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 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비롯해 신차 출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대거 진행하면서 치열한 싸움을 펼쳤다.
내수시장을 둘러싼 열악한 상황들 탓에 크고 작은 논란에 고충을 겪기도 한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의 올 한 해 행보를 정리해봤다.
◆"소수 차종 최대 효과" 위기에 경영쇄신 방안 마련
지난해에 이어 쌍용자동차는 경쟁사 대비 부족한 라인업으로 그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소수의 차종으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사실 그들의 전략이 "SUV 특화 브랜드가 되겠다"이긴 하지만 세단 라인업 없이 △티볼리 △코란도 △렉스턴 3개 브랜드로의 재편을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럼에도 쌍용차는 경쟁사들의 부진이 맞물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산차 브랜드 3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3개월 연속 판매가 증가한 코란도. ⓒ 쌍용자동차
쌍용차는 1~11월 내수시장에서 전년 대비 1.2% 소폭 감소한 9만7215대를 판매했다. 전체 판매량이 소폭 감소하는 것에 그칠 수 있었던 데는 코란도 덕분이다. 코란도가 티볼리와 렉스턴의 부진을 만회해준 것.
코란도는 가솔린모델 출시와 함께 지난 8월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는 등 1~11월 전년 대비 354.7%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줬다.
반면, 지난 몇 년간 외롭게 브랜드를 이끌었던 티볼리는 △베뉴(현대차) △셀토스(기아차)라는 막강한 경쟁모델이 등장한 탓에 17.0%, G4 렉스턴은 △팰리세이드(현대차) △모하비 더 마스터(기아차)의 등장으로 26.1%, 렉스턴 스포츠는 △콜로라도(쉐보레) 등장으로 0.7% 감소했다.
뿐만 아니라 쌍용차는 3년 연속 적자 위기다. 경쟁심화에 따른 판매 감소에도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확대로 인해 재무적인 어려움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코란도의 해외 현지마케팅 및 브랜드 인지도 전략 강화, 해외네트워크와의 지속적인 소통과 아이디어 공유 등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사진은 평택공장을 방문한 중부 유럽 대리점 및 딜러 관계자들이 생산된 코란도 옆에서 단체촬영을 하고 있다. ⓒ 쌍용자동차
이로 인해 쌍용차 노사는 최근 합의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상여금 및 성과급 반납, 복지 축소 등이다.
◆외국자본 공통점, 끝 모를 노조 다툼도 닮은 꼴
한 때 3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올해 같은 목적에 대해 서로 이기거나 앞서려고 다퉜다. 그 목적은 다름 아닌 꼴지 탈출.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올해 11월까지 누적판매량은 각각 전년 대비 18.4%, 3.4% 감소한 6만7651대, 7만6879대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두 브랜드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먼저, 판매량 감소 폭이 큰 한국GM에게 2019년은 다사다난했다. 경차시장 부진으로 그동안 효자 노릇하던 스파크 판매량은 1~11월 전년 대비 8.8% 감소했고, 경쟁모델인 쏘나타와 K5가 승승장구 하고 있는 것과 달리 말리부는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28.0% 감소했다.

한국GM 창원공장 내 경상용차 조립라인. ⓒ 한국GM
또 한국GM은 강성노조로 분류되는 노조 때문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5년 연속 적자인데도 불구하고 돈을 더 달라고 요구, 자신들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전면 파업도 강행했다.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후 전면파업은 처음이었다.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무급휴직에 들어갔던 한국GM 근로자 298명은 부평2공장으로 복직했고, 근무체계 변경으로 인해 창원공장 하청업체 7곳의 비정규직 직원들은 해고통보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GM은 창원공장 물량감소로 공장가동률이 떨어진 만큼 근무체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해고 통보는 도급업체와 계약을 해지했을 뿐 엄밀히 말하자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도급업체 소속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미 픽업트럭의 정수 쉐보레 콜로라도. ⓒ 한국GM
이외에도 한국GM은 올해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이하 KAIDA)에 가입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대형 SUV 트래버스와 아메리칸 정통 픽업트럭인 콜로라도를 선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설'에만 그쳐왔던 GM의 한국시장 철수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도 주요 모델들의 하락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다만, 르노삼성은 SM6·QM6 이후 신차라고는 르노 클리오와 마스터뿐이지만 QM6 LPG 모델 투입으로 판매 감소세를 상당히 상쇄시켰다. 나아가 SM6, QM6의 의존도가 높은 르노삼성은 다소 판매량이 부진했던 △SM7 △SM3의 단종 소식도 알렸다.
11월까지의 르노삼성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 소폭 감소하는 것에 그쳤지만 모델별로 살펴보면 △SM7 20.8% △SM6 33.4% △SM5 62.8% △SM3 42.0% △QM3 21.0% △클리오 11.9% 감소했다. 반면, QM6는 전년 대비 42.2% 증가했으며, 마스터가 3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QM6는 가솔린과 LPG, 디젤까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완성한 SUV로 자리매김했다. ⓒ 르노삼성자동차
또 르노삼성도 한국GM과 마찬가지로 노조와의 갈등은 물론, 부산공장 생산량 축소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르노그룹은 올해 초 수출물량을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르노삼성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자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이 과정에서 닛산 캐시카이 위탁생산이 무산됐고, 내년 출시 예정인 XM3의 유럽 수출용 위탁생산 물량도 구체적으로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닛산 로그 마지막 생산물량으로 버티던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가동률이 내년에는 생산절벽으로 더 떨어질 수밖에 없어, 향후 구조조정 압박도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지난 11일 르노삼성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게 된 것은 물론 실제로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생산절벽이 극심해지게 만드는 등 르노삼성 노사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르노삼성이 그나마 위안 삼을 수 있는 부분은 파업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였다는 점, 부분파업 참여율이 37.4%에 그쳤다는 점이다.
노조의 부분파업 돌입 이후 생산량이 정상 수준 대비 70% 정도 급감한 탓에 르노삼성이 근무체계를 주야간 통합근무로 바꾸고 야간근무 조까지 주간으로 돌려 차량생산에 나서고 있지만, 정상수준으로 되돌려 놓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르노삼성은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기 전까지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강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