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앞서 부산 힐튼호텔 로비에서 진행 된 '입체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홀로그램 식전행사 장면.ⓒ 부산 힐튼
[프라임경제] 문재인 정부는 외교 다변화와 함께 한국의 미래 성장 먹거리 개척을 위한 외교와 통상의 접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남방정책'의 주요 공략 대상이 바로 아세안 국가들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처럼 공들인 외교 무대의 꽃 '특별정상회의 만찬'의 장소로는 부산 힐튼이 선정됐다. 행사는 끝났어도 그 배경과 매력에 여전히 관심이 모아진다.
2차 대전 뒷처리를 위해 열린 포츠담 회담. 미국과 소련, 그리고 영국의 정상들은 각기 종전 후 세계 질서 처리에서 자국 몫과 전략, 입장을 반영하기 위해 치열한 두뇌 대결을 벌였다. 그런 자리 즉 정상급 외교회담에서는 요리도 외교의 유력한 무기이자 의지의 표현 수단이 된다.
처칠 수상은 영국이 맡는 만찬을 위해 가자미 요리를 준비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인들은 대구를 좋아하지만, 2차 대전 기간 동안 독일의 해상 봉쇄로 무역은 물론 원거리 어업도 제대로 할 수 없어 가까운 바다의 가자미를 잡아먹으며 버텼다고 한다. 이런 음식을 정상 회담 키워드로 부각하면서 영국의 정신력을 '어느 수단보다도 부드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가자미 요리는 당연히 입맛 까다로운 처칠 수상의 기준은 물론 외국 정상들에게도 자랑할 수 있을 정도의 영국 대표 요리사가 맡았음이 당연지사였다 하겠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회심의 한 방, 우리나라의 가자미는 무엇이었을까? 신남방외교의 파트너인 아세안. 하지만 이 탐나는 외교 상대들을 맛으로 아우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우리 공들이기 전에 일본의 진출 입김이 강한 나라들도 있고, 자존심들도 대단히 강하다.
부산 힐튼호텔에서 진행돤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장 모습.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10개국 아세안 정상들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 이만규 아난티 대표이사 등 국내,외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문화 주제 사회자는 영화배우 정우성씨가 맡았다.ⓒ 부산 힐튼
어설픈 과시가 아니라 공감대 키워드를 제대로 구사하는 주인된 나라의 도리를 맡는 게 바로 정상회의 만찬 운영 호텔 요리사들의 몫이었던 것. 실제로 각 나라 정상들에 따라 까다롭거나 가리는 메뉴들도 없지 않아, 이를 모두 반영하면서도 입이 즐거울 수 있도록 챙기는 게 보통 스트레스 많은 과제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쇠고기와 해산물을 제대로 요리한 데다 쌀밥(진지)은 물론 식혜와 떡 등 디저트 등을 통해 쌀 문화권의 정서를 자극하겠다는 주최 측 주문을 힐튼 부산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내면서 대단원의 막을 해피엔딩으로 닫을 수 있었다.
◆고기 잘 다루는 味친 맛집, 힐튼
철마 한우를 씨간장이라는 한국적 고급 아이템으로 처리한 갈비구이는 정상급 외교 행사의 메인 메뉴가 되기에 손색이 없었다.
힐튼 부산은 어떻게 이렇게 쇠고기 요리에 강한 면모를 보일 수 있었을까? 이는 철마 한우의 고향이 바로 힐튼 부산이 자리잡은 부산 기장이라는 요소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하다. 정답을 간단히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나, 부단한 노력과 감각이 낳은 결과물로 풀이하는 게 가장 답에 근접하는 것이 될 것이다.
추석 선물 세트와 스페셜 뷔페를 선보이면서 고기 실력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 부산 힐튼
아울러, 금년 8월 내놓았던 '추석 선물 세트'와 풍성한 한가위 음식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추석 스페셜 뷔페'의 구성 예에서 보듯, '소갈비찜'과 '한우 스테이크 세트' '한우 찜갈비 세트' 등 소를 다루고 선별하는 능력을 다양한 음식과 선물(재료)로 과시한 바 있다.
지난해 출시한 '더 퍼스트 샤이니(The first shiny) 돌잔치' 패키지를 빛낸 것도 다름아닌 음식으로, 그 중 코스의 핵을 이루는 '안심 스테이크'가 가진 비중은 각별했다.
◆해산물 잘 다루는 美친 맛집, 힐튼
이번 특별정상회의 만찬에서는 동해꽃새우와 다금바리국 등으로 표현됐지만, 수산물의 신선함과 영양을 살리는 데에도 부산 힐튼의 장기는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매번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변주돼 해산물 요리 능력은 잘 알려졌으며 금년 가을의 경우 '참치 프로모션'과 '통영 생굴과 캐비어 프로모션'을 각각 선보인 바 있다.
한·아세안정상회의 만찬으로 차려 낸 '산-평화'. 잡채는 예로부터 귀한 손님을 모시는 음식으로 산에서 나는 나물과 맛과 향이 훌륭한 송이버섯을 재료로 하여 음식으로 하나되는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 부산 힐튼
그 이면에 맛이 있다. 이제 아세안이라는 놓치기 어려운 새 협력 파트너들을 대접한 특별정상회의 만찬 장소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부산 힐튼의 어깨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힘든 행사였지만 정상급 맛집이라는 평가를 얻었다는 점에서 부산 힐튼의 자긍심에는 오래도록 금년 행사가 소중한 자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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