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총리실 서랍에서 잠자는 '오코노믹스' 열쇠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11.15 17:10:22

[프라임경제] 한국 제2의 도시, 제1의 항구도시인 부산의 고용률이 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2002년 이래 최저실업률을 기록했다.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이 추진해 온 고용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10월 부산지역 고용률은  57.6%로 전년도 동월대비 1.1%포인트 올랐다. 이는 최근 5년 이내 최고이며, 전국평균과 비교해 2배나 높다. 또 1999년 통계발표 이래 최고 수치를 보인 64세 이하 고용은 전년도 동월대비 1.6%포인트 상승한 65.3%를 기록, 전국평균 보다 3배 높았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전국 평균보다 2배, 30대 취업자 수 역시 0.9% 상승했다. 실업자 수는 7000명 감소했다.

'오거돈호'는 민선7기 출범과 동시에 부산시 경제핵심 부서였던 산업통상국을 통째로 수술했다. 아예 고용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당시 본부 소관이 던 일자리관련 업무를 '일자리경제실'로 격상해 일자리·경제정책 수립 및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업무를 총괄하게 했다. 위에 소개한 고용상승 등 긍정적 상황이 그저 우연이 아닌, 원인이 분명한 이슈라고 여겨지는 이유다.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아직 미흡한 구석이 많다. 고용을 견인한 업종은 대부분이 도소매·음식·숙박업·건설 등 비정규직 일자리였다. 오히려 정규직 수는 감소했다. 주력인 제조업(2만5000명, -8.4%)은 큰 폭으로 하락했고, 전기나 통신,금융 등 고급 업종으로 꼽히는 영역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김윤일 부산시 일자리경제실장은 "대내외 경기 침체·주력산업 수출 부진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고용지표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40대 및 제조업의 취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부산은 고용의 근간인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기업조차 찾기 힘든 열악한 구조를 갖고 있다. '해양수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항만 및 물류 관련 종사자가 전체 경제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은 이점이다. 하지만 이쪽도 이미 포화 상태다.

모든 단체장들은 대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다. 그러나 그들은 지방으로 갈 마음이 없다. 

경제전문가들은 4차산업시대에 현재 노령화된 무게중심 산업생태계로는 도시경쟁력마저 위태롭다며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짚고 있다. 하루 생활권인 스마트글로벌시대에 한 달 보름 걸리는 해상물류로는 기업과 사람을 불러모으는 데 한계가 분명 있다.

왜 반도체 공장이 모조리 수도권에만 있는지, 인천의 경제 사이즈가 어떻게 부산을 앞질렀는지,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다행히도 오거돈호는 이미 이 물음에 답을 제시한 바 있다. 그의 제1공약은 바로 '공항'이다. 그것도 대형화물기가 24시간 뜨고 내릴 수 있는 '신공항', 반드시 '관문공항 즉 허브공항'이어야만 한다고 정확히 해결책을 꼽고 있다.

부산 제2의 도약을 위한 꿈을  경제정책 이른바 '오코노믹스'가 전혀 허황된 공약이 아닌, 실제로 해법을 갖춘 아이디어임은 일단 여기서 확인된다. 그러므로, 이미 기초적 합격점을 얻은 이 '오코노믹스'의 완성을 쥔 열쇠는 바로 '관문공항'이다. 고용의 질을 탓하기 전에 처해진 현실과 해결책을 똑바로 보고, 할 수 있는 한 이 해법 거머쥐기 노력을 주변에서도 거들어야 한다. 

한 국제무역학 교수는 "관문공항은 벌써 20년 전에 지었어야 했다"고 부산권 관문공항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그랬다면 부산은 이미 싱가포르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무역도시로 성장했고, 국가균형발전을 고민할 필요조차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런데 지금 부산 그리고 동남권의 미래가 걸린 공항 검증 이슈가 총리실 수중에서 감감무소식 상황이다. 총리실 서랍 깊숙한 곳에서 잠자는 그 열쇠를 '오코노믹스'와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위해 꺼내야 할 때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