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NH농협생명(대표 홍재은) 최근 '보험금 부지급률'이 생명보험 업계 1위, 국감에서는 소비자의 기본 상담·민원창구 대부분이 발신자 통화료 부담으로 조사돼,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NH농협생명은 현재 '고객재산 찾아주기' 캠페인과 대표 고객소통창구인 '고객 패널 제도'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전면에서는 고객소통, 서비스를 최우선한다는 말과 달리 보험률 부지급률 1위, 민원 대표번호 고객 부담 등 '기본부터 갖춰야한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NH농협생명은 '고객재산 찾아주기' 캠페인과 대표 고객소통창구인 '고객 패널 제도' 등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지만, '보험금 부지급률' 생명보험 업계 1위, 발신자 부담 고객 대표번호 유지 등으로 인해 고객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 연합뉴스
◆부지급률 1.49%, 업계평균 상회…'약관상 면·부책' 94%
NH농협생명은 보험계약자 권리보호 차원에서 연중 캠페인 '고객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을 계속 실시하고 있다.
'고객재산 찾아주기 캠페인'은 휴면보험금과 미수령 연금·만기보험금·분할보험금을 보유한 고객에게 내용을 안내하고, 해당 금액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안내장 발송 △전화안내 △소액 휴면보험금 자동지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고객 재산을 찾아주고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NH농협생명 보험금 부지급률이 생보업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나 최근 행보와 상충되는 모습이다.
지난 11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NH농협생명 보험금 부지급률은 1.49%(총 청구건수 4만8047건 중 718건)으로, 부지급건수 100건 이상 생보사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평균(0.89%)보다도 상회하는 수치다.
NH농협생명 부지급률은 이미 지난 2017년 국감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황주홍 의원이 발표한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연맹 자료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전체 생보사 부지급 건수가 전년대비 17.52% 감소했다. 하지만 NH농협생명 부지급 건수는 1460건(부지급률 1.46%)에서 2314건(2.31%)으로 오히려 58.4% 급증했다.
올해 발표된 보험금 부지급사유를 살펴보면 '약관상 면·부책'이 675건으로 9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약관상 면·부책'은 보험 약관에서 보장하지 않는 보상범위에 해당, 보험금 지급이 부결된 경우를 의미한다. 이는 보험 가입자들이 약관상 보상범위를 제대로 몰랐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역 농·축협을 통한 보험 가입자 연령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라며 "약관에 대한 이해를 잘못하거나 혹은 상해 및 질병 발생시 일단 보험금 청구부터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험금 부지급률은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심의기간이 길어져 부지급 건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라며 "그렇다 해도 부지급률 1위는 불미스러운 일이며, 소비자 입장에선 '간이고 쓸개고 내어줄 것처럼 하다가 보험금 청구 땐 회피한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에 대해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자사 특성상 고령층 고객이 많아 약관상 부지급·면책 사유에도 보험금 청구건수로 집계, 상대적으로 수치가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보험금 부지급률이 높다는 것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타당한 보험금 지급사유 해당시 신속한 보험금 지급처리를 실시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고객소통 확대할 것" 상담전화 '99% 고객 부담'
"NH농협생명은 고객들의 소중한 의견과 진심 어린 충고를 최대한 정책에 반영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와 함께 지속적인 고객소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

NH농협생명은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에서 고객패널 10명과 '제4기 고객패널 종합결과보고회'를 개최하며 "지속적인 고객소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 NH농협생명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서울 서대문구 본사에서 고객패널 10명과 '제 4기 고객패널 종합결과보고회'를 개최하며, 고객 소통에 대해 이 같이 강조한 바 있다.
'고객패널 제도'는 NH농협생명이 자랑하는 대표 고객소통 창구다. 고객중심경영 실천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고객이 직접 상품·서비스 등을 체험한 후 개선사항을 제안해 실제 업무에 적용한다는 것.
1기부터 4기까지 고객패널 제도를 통해 총 180여건의 유효한 제안을 접수했고, 이중 △사고보험금 전용 콜센터 신설 △모바일창구 상담예약 기능 △해피콜 소요시간 사전안내 등 우수 아이디어 60여견을 업무에 반영했다는 것이 NH농협생명 측 설명이다.
이처럼 NH농협생명은 '고객소통'을 위한 활동을 대대적으로 실행하고 있으나, 정작 고객과 기본소통창구에 대해선 소홀한 모습이다.
유의동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은 올 국감에서 '주요금융기관 19곳의 대표번호 이용현황' 자료를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2019년 1월부터 8월까지 금융기관 19곳 대표번호 통화량(1억9714만5294건) 가운데 96.6%(1억9638만3136건)가 발신자인 소비자가 통화료를 부담하는 대표번호였다는 것이다.
이중 NH농협생명은 080 수신자부담전화회선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으나, 이는 전체 전화문의 1% 정도만을 차지했다.
1544-4000를 포함해 △1588-0099 △1644-9940 △1644-2244 △1833-4100 등 소비자 부담 대표번호를 통한 상담통화량은 △2018년 262만2201건 △2019년1월~8월 211만8979건에 달했으나, 080 수신자부담전화는 △2018년 3415건 △2019년1월~8월 2696건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 기본이라 할 수 있는 고객상담 부분을 고객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옳다고 할 수 없다"며 "향후 꼭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NH농협관계자는 향후 운영계획과 관련해 "현재 운영하고 있는 080 수신자 부담 전화 인지도 제고를 위해 지속 홍보할 예정"이라며 "14체계 대표번호(14로 시작하는 수신자 요금 부담 대표번호) 오픈도 현재 적극 검토 중"이라며 답했다.
하지만 정확한 홍보 내용 및 검토 사안에 대해선 "아직 대외적으로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없으며, 가시화되면 한 번 더 안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