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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에 우회전, 교통안전 후진국" 사고율 선진국 2배이상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우회전 통행방법 개선 필요성' 발표

박기훈 기자 | pkh@newsprime.co.kr | 2019.08.26 08:54:23
[프라임경제] 국내 도로의 우회전 통행방법이 국제기준과 달라 보행자의 사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소장 최철환)가 지난 23일 발표한 '우회전 통행방법 개선 필요성'에 따르면, 우리나라 보행자 교통사고 비율은 선진국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현재 OECD 35개국의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현황을 보면, 우리나라는 8.4명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OECD 35개국 중 네번째로 많이 발생한 수치다. 또한 OECD 회원국 평균인 5.5명에 비해서도 약 1.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중 보행중 교통사고 사망자 구성비는 39.9%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나 평균의 2배 수준을 보였다.

ⓒ 연합뉴스


특히 우리나라는 적색 신호시 우회전을 할 수 있는데 반해 선진국들은 우회전을 금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신호교차로 통행방법을 국제기준과 비교한 결과다.

2017년 통행상태별 보행사상자 현황을 보면, 사망자 55.9%, 부상자 46.1%가 도로를 횡단하는 중에 발생했다. 또한 시도(市道) 33.0%, 특별광역시도(廣域市道) 31.9%로 사망사고의 3분의 2가 도시 내부도로에서 발생해 다른 도보보다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교차로 사고를 보면 17.3%가 우회전 차량에 의해 발생했고, 우회전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신호교차로 사고 전체 사망자의 7.0%를 차지했다. 두 수치의 증가폭도 다른 유형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국제 규정인 '도로표지와 교통신호 협약(Convention on Road Signs and Signals)'에 따르면 적색등화는 방향에 상관없이 진행금지를 의미한다. 이 규정에 따라 유럽·남미·아시아 등 북미를 제외한 세계 모든 국가에선 적색 신호 시 우회전을 포함한 모든 통행을 금지시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원래 적신호시 우회전을 금지했다가 1971년부터 허용하기 시작했는데, 이후 관련 교통사고가 43~69% 증가하게 되었다.

예외적으로 우회전을 허용하는 미국에서도 우회전 차량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못하게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시거가 불량하거나 보행자 사고위험이 높은 곳을 지정해 명시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뉴욕주의 경우엔 도시 전체에서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할 수 없다.

또한, 우회전을 허용하더라도 우회전 차량은 반드시 일시정지 후 진행하도록 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허용하면서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일시정지 의무화나 우회전 전용 신호기 등이 마련돼있지 않다.

임채홍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아직도 안전보다는 교통소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회전 통행방법"이라며 "차량과 보행자 통행이 많은 도시 내 도로는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금지하거나, 최소한 일시정지 의무화로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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