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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김해신공항 강행에 뿔난 부산시 '맞짱'

신뢰 못할 국토부...단판 상대는 오직 '총리실'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05.03 09:24:27

지난달 24일 부울경검증단은 최종보고회를 통해 국토부의 김해신공항은 단순 확장에 불과하며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국토교통부가 밝힌 김해신공항 건설 강행 움직임에 800만 부울경 단체장 중에 맏이격인 오거돈 부산시장이 단단히 화가 난 표정이다. 

국토부가 지난달 30일 부산‧울산‧경남에 '부울경 검증단 보고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낸데 따른 것으로 내용은 '김해신공항 기본계획의 강행'과 검증참여전문가 명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산시는 2일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추진' 중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토부에 발송하는 한편, 해당 보고서는 교정 작업중으로 추후 부울경 단체장이 국토부 장관을 면담할 때 직접 제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부울경검증단은 국토부가 추진하는 '신공항건설사업 타당성 평가 및 기본계획'을 6개월간 검토한 후에 지난달 24일 최종보고회를 통해 김해신공항은 현 김해공항의 단순 확장에 불과하며 △안전 △소음 △환경 △경제성 △확장성 등의 문제로 동남권 관문공항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신공항 갈등의 주요 원인...전 정권을 향한 불신에서 비롯 돼

이처럼 지자체가 김해신공항 건설을 놓고 해당정부부처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며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이유는 전 정권에 대한 불신과 검증 부실의혹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부울경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 '제대로 된 관문공항'을 줄곧 요구해 왔다. 그러기 위해선 24시간 운영은 필수다. 현재 김해공항은 23시부터 06시까지는 이착륙을 할 수 없다. 또 민원이 폭주하는 소음문제 해결 그리고 과거 중국민항기 추락사고에서 보듯 취약한 안전을 꼬집는다. 여기에 활주로 확장성에 주안점을 둬 인천공항과 같이 백년을 내다보는 공항을 짓겠다는 입장.

이 모든 사항을 충족시킬 입지로 현 김해공항은 부적합하다는 것이 부울경에 지적이고 또 주장이다. 

이에 국토부의 입장은 전 정부 박 대통령시절에 프랑스 ADPI 용역을 거쳐 김해공항에 활주로 한 개 면을 더 놓는 안으로 3년 전 이미 결론 난 사안인데 왜 믿지 못해 이 같은 논란거리를 야기하느냐고 맞선다. 덧붙여 정치적 중립 차원에서 세계적인 외국공항전문가에게 의뢰해 부울경 요구안을 충분히 검토해서 내린 결정으로 번복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부울경은 국토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TK와 PK 지역갈등이 고조될 것을 우려한 전 정부의 정치적 셈법이 작용했다고 의혹을 제기한다. 다시 풀이하면 ADPI 용역 당시 애초 관문공항에서 한수 아래급인 거점공항으로 부지 선정 기준점이 낮춰졌다는 얘기다.

그간 국토부가 선정한 공항입지는 성공적...결국 총리실행

여기서 새천년시대에 들어 국토부가 선정한 국내 공항들의 사정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인천, 무안, 양양, 울진 등이 해당된다.

먼저 인천공항은 대단히 성공한 케이스로 평가받는다. 개항이후 시설, 서비스, 수익, 확장성 등 모든 면에서 두말이 필요 없는 자타공인 세계최고의 공항으로 손꼽힌다.

그렇다면 다른 공항들도 순항중일까?

무안은 한동안 고추말리는 공항으로 유명했다. 개항 10년이 지나 제주항공이 허브공항으로 사용하면서 활기를 띄어 지난해부터 그나마 사정이 좀 나아졌다. 향후 광주공항을 흡수하면 지금보다 적자폭이 줄어들 전망이다. 18년 승객수는 전년도 보다 두배 증가한 32만4000여명.

2001년 개항한 양양은 초기만 해도 40만명이 이용했을 정도로 수요가 있었지만 이후 영동고속도로 4차선 확장으로 항공승객이 줄면서 취항과 단항을 반복하며 시쳇말로 무늬만 공항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2008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는 이용승객수가 전무했다. 2017년 1만5000여명.

울진은 개항할 뻔 했다가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어 현재는 비행교육훈련원으로 사용 중이다. 사업시행 당초에는 2010년 여객수요를 지난해 무안에 1.5배 이상 많은 53만명, 2020년 72만명으로 추산했다.

김해공항 이용객수는 2018년 1000만명을 돌파했다. 항공이용객들로 혼잡한 김해공항. ⓒ 부산시

현재 대한민국은 공항이 넘쳐나는게 사실이다. 하루에 굉음을 울리며 이착륙하는 비행기 바퀴소리를 단 한차례 내지 않는 곳도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국제공항 8개와 국내선 7개 등 모두 15개 공항이 있다. 이들 가운데 인천을 제외하고 흑자를 내는 공항은 △김해 △김포 △제주 △대구 등 네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김해공항 이용객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당기순이익은 1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부울경 시민들의 연간 항공수요는 이게 전부가 아니다.

검증단에 따르면 800만 부울경 인구가 인천공항 이용을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연간 35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가장 큰 이유는 7시간 이상을 비행하는 장거리 노선이 전무한 실정 탓이다.

김해신공항 건설문제는 결국 총리실 문턱을 넘게 될 전망이다. 부울경도 총리실에서 내린 결정에는 수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지난 9년 간 집권한 보수정권이 해결하지 못한 채 떠넘긴 꼬인 실타래를  이번 정부가  어떻게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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