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오는 22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현대자동차(005380)와 현대모비스(012330)를 향해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로부터 잇따라 지원사격을 받으며, 사실상 판정승이 유력해지고 있다.
특히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한 △이해상충 △기술유출 △경영간섭 논란 등의 부정적 시각이 거세게 제기되면서, 의결권 자문사 다수들이 현대차·현대모비스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13일 금융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회사 측 제안은 모두 찬성, 엘리엇 제안은 모두 반대 권고 했다. 현금배당 안건에 대해서도 회사 측 안은 찬성을, 엘리엇 제안은 불행사 권고하는 등 실질적으로 회사 측 안을 추천했다.
이와 함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현대차와 동일하게 사외이사 선임 안과 배당안 모두 회사 측 안을 지지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엘리엇이)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심을 둘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며 "주주제안자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당은 장기적인 배당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추세로 지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회사가 제시한 주주환원정책은 이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의결권 자문기관이자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며 대부분 회사측 손을 들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 제안 후보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해상충, 기술유출, 경영간섭 가능성이 엘리엇이 주장하는 다양성 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긴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생산·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을, 현대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를 맡고 있다.
즉,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로 글로벌 수소전기차시장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고, 현대모비스가 전동화 차량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경쟁업체의 현직 인사가 두 회사의 사외이사 후보로 각각 추천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현재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의견이 합리적이라고 평가 받고 있으며, 지난 12일 현대차그룹이 밝힌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인사로 이사회를 구성,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한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합류로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의 권고는 상당 부분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 이사회 안건 찬성으로 방향이 모아지게 됐다.
앞서 서스틴베스트도 엘리엇이 현대모비스에 제기한 배당 안건에 반대했으며, 로버트 앨런 크루즈 후보와 관련해서도 이해상충 가능성에 주목했다.
또 대신지배구조연구소도 "(엘리엇의 배당요구가) 과도하다"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현금배당 안에 동의했다. 아울러 현대차 사외이사와 관련해서는 사측과 엘리엇 제안에 모두 찬성했으나 사측 안건에 대해 더 긍정적 평가인 추천을 권고 했으며,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안건의 경우에는 회사 측 후보를 모두 찬성했다.
특히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불리는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와 글래스 루이스(Glass Lewis)가 현대차의 △현금배당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사측 이사회가 정기 주총에 상정한 안건에 대부분 동의했다.
다만,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이사회 안에 모두 지지의사를 표명했으나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더불어 두 의결권 자문사는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대부분 회사 측 안에 동의했지만, 사외이사의 경우에는 사측과 엘리엇이 제안한 인사 모두 찬성 권고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글래스 루이스는 만일 이사회 정원을 9명으로 유지하게 된다면 회사후보 2명은 찬성, 주주추천 후보 2명은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주요 의결권 자문사가 현대차, 현대모비스의 배당안에 100% 찬성했다"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고, 미래투자를 통한 주주환원이라는 선순환에 보다 높은 평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사외이사도 다수의 의결권 자문사가 우리의 제안에 찬성 권고 했다"며 "현대차그룹은 지속적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