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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떡밥' 회수 적기? 흐르기 시작한 최인호의 신공항 골든타임

이호철 넘어설 중심인물론 부각 기회…신중론 접고 여름에 깔아둔 소음 문제 지적 기회 부각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01.06 23:59:51
[프라임경제]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새삼 눈길이 쏠리고 있다. 신임 브라질 대통령 취임식에 특사 자격으로 파견되는 등 그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신임을 읽을 수 있는 키워드가 최근 부각되어서만은 아니다. 여기에 정치적 고향 부산이 가덕도신공항 재추진론으로 시끄럽다는 점도 그에 대한 관심에 미묘한 흥미 요소를 더하는 향신료 역할을 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으로서는 지역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나서주었으면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의회조차 이 문제에 열정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는 평. 민주당 중심으로 시의회가 짜여진 전무후무한 기회에도 불구하고 이런 브레이크 정국만 이어지고 있으니 오 시장으로서는 안타까움에 발을 구를 상황. 여기는 부산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본격적으로 의사통일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당연하지 않냐는 풀이가 나온다. 오 시장으로서는 김해에 지역구를 둔 '외인부대' 김정호 의원이 거의 홀로 국토해양부 난타에 나서주던 지난해 상황이 그리울 법도 하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오거돈 부산시장. ⓒ 뉴스1

올해는 어느 면으로 보나 본판을 주도해야 할 부산 지역 정치인들이 확실히 목소리를 내줄 때라는 주문이 나오는 것.

이런 구도에서 최 의원은 입장은 상대적으로 애매모호하다. 현재 민주당 부산시당을 이끌고 있는 전재수 의원이 가덕도 이슈에 적극적이라는 평을 듣고, 박재호 의원 역시 긍정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최 의원은 이 상황에서 지역 민심론과 전체적인 구도에서의 역풍 가능성을 우려하며 신중하게 대처하자는 입장이다. '자칫 역풍이 불 경우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의 현재 의석수도(6석) 유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그의 행보는 변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가 꼭 반드시 정치철학적으로 고수할 신념에서 김해신공항 재검토론과 가덕도 재추진론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이미 행간에서 읽힌다는 것.

그럼 왜 그는 이 같은 행보를 고수하는 것일까? 최 의원은 부산시당 위원장직을 이미 역임하는 등 그간 부산권 486세대·부산 친노의 중요 인물로 꼽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위상이 약간 모호한 이유가 있다. 늘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한 수 아래인 듯 평가하는 지역 내 정서가 없지 않았다는 것.

이 전 수석과 전 위원장 등이 긍정론이기 때문에 최 의원이 한 발 빼고 있다는 해석이 없지 않은 것(일종의 몽니론)도 이 같은 구도에 뿌리를 둔 해석론인 셈이다.

최 의원이 신중한 것도 이해가 가지만, 언제까지 내부적 사정만으로 가덕도 문제 신중론에 몸을 싣고 있기엔 어렵다는 해석도 그런 점에서 나온다. 가덕도신공항론을 지나치게 무리하게 밀어붙여 문재인 정권에 부담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박근혜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확실한 김해신공항 지속 추진에 계속 가담한다는 또다른 문제 역시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최 의원이 지난 여름 소음 기준에 대한 일정한 기준점을 언급했던 일이 새삼 회자된다. 최 의원은 당시 "김해신공항 건설로 소음피해 지역이 일각에서 말하는 4만∼5만가구에 이르면 김해신공항 건설은 불가능하겠지만 2000가구 안팎이면 해결이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는 언급을 했다.

사정은 그의 발언 조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오 시장은 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국토교통부는 소음대책지역 해당 가구수가 2700여가구라고 하지만 부울경 검증단에서 검토한 결과 3만5000가구로 10배가 넘게 차이가 난다"며 김해신공항 검토의 본질적 오류를 강하게 질타했다.

객관적인 듯 선을 그어 놓은 것에 다른 정치인들(예를 들어, 공격수 김정호 의원)이 일단 조건 확인 등 '정지작업'을 마쳐준 셈이다. 결국 달리 답도 없는 것 같으니, 소음 문제로 지역민들이 너무 많이 피해를 보는 것만 아니라면 김해신공항 아이디어를 그대로 갖고 가자는 논리는 이제 통하지 않게 됐다. 김해를 접고 가덕도를 해보자고 '훈수'를 둘 역할이 남았고 거기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참이다.

이 자리에 이 전 수석 혹은 전 의원이 주인공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지만 일각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들의 역할은 이미 '장미 대선' 후 막바로 말리 말하면 다소 거칠게 가덕도 이슈를 펌프질해주지 않음으로써 이미 수비형 미드필더 내지 뒷받침 역할 정도로 규정됐다는 지적이다. 

오 시장이 추진하는 것에 본질적 방해는 하지 않더라도, 결론적으로 중앙정치권의 큰 그림 즉 정치와 국정 운영의 효율성 측에 부산권 이슈가 지나치게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의 조력 정도가 이뤄질 것이라는 의구심이 뒤따른다.

'오거돈을 위해' 뛰어줄 선수라기 보다는, 일종의 '감독' 격이 아니겠냐는 회의론조차도 나온다.

그런 점에서 최 의원은 이미 깔아둔 여름의 명분 회수에 나설 때라는 전망이 나온다. 뉴스의 중심에서 비껴섰던 것처럼 평가도 됐으나, 이번 남미행으로 그에 대한 비중은 다시 확실시됐다. 이 정도 비중이면 겉으로는 중앙 부처 혹은 청와대의 의중에서 벗어나는 듯 해도 최종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독자적으로 추진해 볼 자격이 된다. 사실, 때마침 거론되는 청와대 개편론 그리고 일부 개각설에서 국토부 장관 교체론도 없지 않아, 그 누구라도 '일단 김현미 때리기 카드를 지르기에는' 구도가 좋다. 이 조건을 최 의원이 다른 인물에 그대로 뺏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최 의원으로서는 매번 비중있는 역할을 해오면서도 끝내 넘지 못했던 이 전 수석의 벽을 넘을 확실한 기회를 얻는 셈이다. 아울러 모든 이슈가 정리되기 전에, 혹은 민주당 각 인물들의 협력 작용이 아직 수위를 100% 채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마지막 한 방울을 더해 넘치도록 하는 작용을 이번에 그가 한다면 확실한 리더십 검증으로도 적당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공항 문제를 놓고, 공항을 기회로 입지 강화에 나설 최 의원의 골든타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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